북한에서 화폐개혁 이후 물가가 치솟는 등 일반 주민들의 어려움이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에서는 최근 북한 여성들을 납치해 와서 팔아 넘기는 인신매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 내 식량 상황이 악화되면서 최근 들어 중국에 팔려 가는 북한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먼저 그 내용부터 전해 주시죠.

답) 북한에서는 지난 해 11월 말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쌀값을 포함한 물가가 치솟고 산간과 일부 지역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까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과 맞물려 최근 들어 중국의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20-40대 연령의 북한 여성들을 납치해 와서 팔아 넘기는 인신매매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이 곳의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 팔려온 북한 여성들은 주로 중국 단둥과 선양, 지린, 옌볜 등 북한과 거리가 가까운 동북지방에 비교적 많이 몰려 있고, 이 가운데 북한 땅과 가까운 중국 한 농촌 마을에는 팔려온 북한 여성들의 수가 50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중국에 인신매매 돼 간 북한 여성들을 주로 사들이는 중국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답) 중국에서는 가난하고 장가를 못간 40-50대의 나이 많은 농촌 노총각이나 정신, 지체 장애인 등이 주로 북한 여성들을 사들여 아내로 맞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인신매매단에 의해 납치돼온 북한 여성들을 연령대에 따라 중국 돈 7000위안 (미화 1천 달러)에서부터 1만5000 위안 (2천2백 달러)를 몸값으로 인신매매단에 주고 사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여성을 사들이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경제 사정이 안 좋고 생활력이 없어서 북한 여성들이 수년 동안 고생해서 번 돈으로 자신의 몸값을 대신 갚곤 한다고 합니다.

문) 중국으로 팔려가는 북한 여성들의 배경이 모두 같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답) 중국에 팔려오는 북한 여성들은 몇 가지 배경이 있는데요, 먼저 북한 여성이 인신매매단에 의해 강제나 속임에 빠져 납치돼 중국에 팔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중국에 팔려오는 일부 북한 여성들의 경우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워 끼니를 거르는 가족을 위해 돈을 받고 자진해서 인신매매단을 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동북지방에는 한족과, 조선족, 북한인들이 운영하는 인신매매 조직이 있어서,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자들 가운데도 여성과 소녀들은 인신매매의 위협 등에 노출돼 있는 상황인데요,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 가운데는 중국 땅을 밟자 마자 곧바로 인신매매단에 붙잡혀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중국인과 강제 결혼을 하기도 하고, 일부 북한 여성은 또 다른 인신매매단에 의해 다른 중국 남성과 다시 결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문) 중국에 팔려 간 북한 여성들은 주변의 감시가 심해 탈출이 쉽지 않다고 하던데요?

답) 중국의 농촌 등지에 신부로 팔려온 북한 여성들은 말이 신부이지 인신매매범이 쓰던 은어 대로 ‘조선 돼지’로 불리며 대부분 집이나 마을을 벗어나지 못한 채 감시 속에 혹독한 노동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납치돼 온 북한 여성들은 탈출을 시도하고, 스스로 인신매매단을 따라 중국에 온 북한 여성들 가운데서도 자녀를 낳고 달아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하지만 중국인 가족이나 주민들의 감시가 매우 심해 탈출에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북한 여성을 팔아 넘긴 인신매매단들과 북한 국경수비대와 결탁해 있어서 북한 여성이 달아나더라도 붙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중국인 가족들은 인신매매 돼 온 북한 여성을 데리고 있다가 중국 공안에 적발되면 크게 처벌받기 때문에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고, 스스로 중국에 온 북한 여성들의 경우 중국 공안에 적발되면 강제로 북한에 되돌려 보내지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고 있습니다.

문) 중국에서는 북한 여성 외에 다른 외국 여성들을 인신매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답) 중국에서는 해가 갈수록 외국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동북지방에서는 북한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가 비교적 집중돼 있는 반면, 버마,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 여성들은 인신매매돼 중국 중남부 농촌에 팔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도 북한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사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반면, 최근 동남아 국가 여성에 대한 중국 내 인신매매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본격 보도하고 나섰는데요, 버마 접경인 윈난성에서 지난 한 해에만 전년보다 3배 증가한 최소 2백68 명의 버마 여성들이 납치돼 장가를 못 간 중국 농촌 총각에게 신부로 팔려가 심한 노동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고 `중국경제주간’과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 등이 전했습니다. 이들 동남아 국가 여성들은 3만 위안에서 5만 위안 선에 중국 농촌에 팔려 가고 있습니다.

문) 중국에서 이처럼 외국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가 급증하는 이유는 뭔가요?

답) 먼저 중국은 지난 1979년부터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시행 이후 남아선호 풍조에 따라 편향된 신생아 성비 때문에 결혼 배우자를 찾지 못한 남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남성인구가 여성을 크게 초과하는 지역이나 낙후지역의 남성들은 결혼 적령기를 한참 지난 뒤 뒤늦게 장가를 가거나 아예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가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최근 중국 농촌에 여성인구가 줄어 장가를 못 간 총각이 많아지면서 중국인은 물론 외국 여성 납치와 인신매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중국 공안 쪽의 분석입니다.

또한 현재 중국 농촌에서는 부족한 일손으로 활용하거나, 키워서 나중에 결혼하려고 국내외 소녀와 여성들을 팔고 사는 암시장이 성행하고 있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신부 구매가 추세로까지 자리잡고 있고, 또 납치된 신부의 몸값도 크게 오르는 추세입니다.

이밖에 외국 여성들이 최근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가면 끼니를 해결하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인신매매가 늘고 있는 또 하나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