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과 민주주의, 경제개발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국제회의가 오늘(4일)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진흥재단이 주최한 오늘 회의에서는 산업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민사회가 성장해 민주화를 이룬 한국의 박정희식 모델이 북한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바람직한 대북 개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회의가 4일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공동주최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칼 거슈먼 NED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개발과 인권,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고민하는 사실만으로도 북한 주민을 돕는 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거슈먼 회장은 3대 주요 과제로 “NED 지원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대북 지원과 인권 운동의 통합, 한국 내 탈북자의 대우 등을 꼽았습니다. 

거슈먼 회장은 특히 대북 지원과 인권 운동을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대북 지원단체들이 개발 원조 프로그램을 인권 개선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슈먼 NED회장은 북한의 화폐개혁과 관련해 "국가 전반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려는 북한 정권의 노력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시장 폐쇄 조치는 북한 지배층과 주민들의 갈등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 인권특사는 이날 서면 축사를 통해 “북한의 인권 존중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킹 특사는 이어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관련국들과 인권단체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김형오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한국 정부가 북한의 체제보장을 선언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장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 간 신뢰를 기반으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며 “국군포로나 납북자와 같은 인권 문제도 그런 차원에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대방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선 안됩니다. 불신이 있을 때 남북관계는 지속이 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선언적으로 채택해야 할 것이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경제성장을 통해 민주화를 이룬 한국의 박정희식 모델이 유효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현대화연구팀은 현재 북한의 모습이 1960-70년대 한국의 정치, 안보, 경제적 상황과 유사하다며 산업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민주화 세력이 형성된 박정희식 모델이 북한에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현대화연구팀의 필립 박 교수는 “박정희식 모델에 비춰볼 때 북한의 현대화는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과 인적자원 개발, 과학기술 증진과 시장 확대 등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의 두려움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체제보장을 제공하는 대신 인권이나 민주주의 증진 약속을 받아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서울주재 각국 대사관 관계자와 북한 관련 인사 1백 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개막행사에 이어 ‘북한 현대화와 민주주의’ ‘북한 인권, 탈북자 언론 문제’ ‘경제 개발과 시장 개혁’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