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초로 순수 외부자본으로 설립된 평양과학기술대학이 오는 4월 정식 수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대학의 김진경 초대 운영총장 등 교직원 5명은 어제 (2일) 워싱턴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미국 내 많은 학자들의 참여와 후원을 당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의 김진경 초대총장은 2일 미국과학진흥협회 (AAAS)에서 열린 홍보설명회에서,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강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교육 당국이 선발한 대학생 2백 명, 연구원생(대학원) 60명으로 시작한 뒤, 2년 뒤에는 당초 계획했던 대학생 2천 명, 연구원생 6 백 명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김 총장은 평양과기대가 지난 해 준공식 겸 개교식을 갖고 현재에 이른 것을 `기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지난 2001년 북한 당국과 대학 설립을 합의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예상했지만, 협력과 인내를 통해 기적을 이뤄냈다는 것입니다.

김 총장은 어떤 상황이든 정치적인 사안에 개입하지 않고, 사업 목적의 이윤을 추구하지 않은 채 오로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북한 당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낙랑구역 내 30만평 대지에 1차로 5천만 달러를 투입해 설립된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본부건물과 기숙사, 연구개발센터 등 17개 동 2만 7천 평의 건물이 이미 완공된 상태입니다.

이날 설명회에서 대학운영 방침과 시설을 소개한 김혁환 교수 (연변과기대 부총장)는 대부분의 교과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원은 모든 강의가 영어로 이뤄지며, 학부 역시 대부분 영어로 수업하는 사실상 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이라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또 모든 건물에 인터넷 연결망이 설치돼 있고 전자도서관과 국제 수준의 화상강의실도 구비돼 있어 어디서든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자유로운 인터넷 이용과 외국과의 쌍방향 소통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습니다.

“두고 봐야 하는 얘기고요. 제가 받은 인상이나 기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일이 이 것은 되고 이 것은 안 되고 하는 것은 인트라넷과 같지 인터넷이냐라는 생각을 그 분들도 이해하고 계신 것 같아요.”

북한의 교육 당국과 더 협의를 해야 할 사안이지만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진경 초대총장 등 교수들은 또 외국 대학과의 교환프로그램 계획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당장 북한 학생들이 외국의 대학에 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동유럽의 공산정권들이 무너진 이후 해외 유학생을 불러들이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 총장은 그러나 외국의 연구진과 학생들이 평양과기대를 방문해 강의를 듣고 연구 활동을 하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며, 많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과기대는 이미 전세계에2백 여명의 예비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명도가 높은 학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학 측은 또 올해 대학운영비 6백만 달러와 계획 중인 테크노 파크 건설 등 시설 확충과 인력 확보에 더 큰 경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북 화해와 북한을 재건할 미래 인재들의 양성을 위해 각계각층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대학 홍보와 후원자 모집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하고 있는 김진경 총장 일행은 5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국무부와 의회 관계자들, 한인 기독교 지도자들을 면담할 예정입니다.

김 총장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 막혀 정보기술 분야의 주요 기자재 반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순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미국 정부가 유연하게 선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