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서해상에서의 북한의 포 사격에 대해, 평화협정 등을 겨냥한 ‘계산된 도발’로 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미국 전문가들의 시각을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안포 사격을 한 의도와 관련,  ‘북방 한계선 무효화 시도’에서부터 ‘평화협정 부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 해병대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북방한계선을 무력화 하기 위한 ‘계산된 도발’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서해상의 해상 경계선인 북방한계선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를 해왔는데, 이번 포 사격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염두에 두고 해안포를 발사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방한계선이 휴전협정에 근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은 서해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평화협정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시작하자”고 제의한 데 이어 각종 채널을 통해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한국 서강대학교의 안찬일 교수는 북한의 이번 도발 배경에 북한 군부의 ‘보복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서해 대청도 근처에서 발생한 남북 해상충돌에서 북한 경비정은 변변히 싸우지도 못하고 한국 해군에 일방적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북한 군부가 해안포 발사로 대남 무력 시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안찬일 교수는 말했습니다.

“지난 번에 당한데 대해 뭔가 경비 지원이라든지 증강이라든지 무슨 새로운 철판을 깔아서 방탄 장치를 한다든지 구체적인 과학기술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틀림없이 보복을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북한은 당하기만 하면 앙갚음을 준비하고 있는데, 문제는 앙갚음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 그렇지 군부 자체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을 것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정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할 목적으로 해안포를 발사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 국방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오공단 박사입니다.

“외부 위협이 있어야 김정일 체제를 중심으로 단결하게끔 선군정치를 유도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요즘 아무 일도 없잖습니까. 미국도 무시하고 있고 중국도 6자회담에 돌아오기 전까지는 할 말이 없다고, 중국도 생션 (제재)에 참가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이제 고립무원인데 자기 식대로 해야 되기 때문에 자꾸 도발하는 거예요.”

오공단 박사는 북한의 이번 도발이 선군정치를 강화하고 내부의 긴장도를 높이려는 김정일 위원장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