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는 오는 26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마힌다 라자팍세 현 대통령과 사라스 폰세카 전 합참의장 등 최근 끝난 스리랑카 내전의 영웅 2명이 치열한 양자 대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에서는 상대방 후보가 전쟁범죄를 자행했다고  공개적으로 서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스리랑카의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은 지난 24일 열린 마지막 선거 유세 때, 고대 왕궁을 재현한 무대 위에서 핵심적인 정치세력, 그리고 불교 승려들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라자팍세 대통령을 국민의 대통령, 그리고 타밀 호랑이 반군을 물리치고 26년에 걸친 내전을 종식시킨 현대의 왕으로 칭송하는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야권에서는 라자팍세 현 대통령에 맞서, 내전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 받고 있는 사라스 폰세카 전직 장성이 출마해 라자팍세 대통령과 경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폰세카 장군은 결정적인 현안들에 대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야권 연합세력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라자팍세 대통령과 폰세카 장군은 단순한 정치적 공격의 범위를 벗어나, 서로 상대방 후보를 향해 부패와 무능은 물론 전쟁 범죄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정책대안센터'의 파키아소티 사라바나무투 연구원은 선거 운동 기간 중에 여러 명이 살해되는 등 수 많은 심각한 폭력 사태가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키아소티 연구원은 이번 선거전을 통해 스리랑카 정치 문화가 폭력에 물들어 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면서, 정당들이 말 그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파키아소티 연구원은 타밀족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서 투표가 방해 받지 않고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폭력과 위협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타밀족 출신의 위그네스와란 전 스리랑카 대법관은 그 같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타밀족들에게 투표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습니다.

위그네스와란 전 대법관은 다양한 단체들, 심지어는 육군 마저 타밀족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위그네스와란 전 대법관은 타밀족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싱할리족 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하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리랑카의 소수민족들은 이번 투표에서 폰세카 장군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제 언론인 단체 '국경없는 기자들'은 스리랑카 국영언론이 선거 운동 기간 중에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시간의 98% 이상을 라자팍세 대통령에게 할애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북한이나 버마의 상황과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