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내가 남편보다 학력이 더 높고 수입도 더 많은 가정이 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여성이 돈 잘 버는 남성을 만나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는 건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다는 건데요,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네요. 어디서 조사한 겁니까?

답) 미국의 퓨 (Pew) 연구소가 발표한 연구결과인데요, 1970년과 2007년에 미국에서 실시된 조사를 바탕으로 30살에서 44살 사이 부부들의 학력과 소득을 비교분석한 겁니다. 이 연령대는 보통 공부를 다 마치고 결혼을 했고, 직장경험도 제법 있을 나이죠.

)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네, 우선 부부의 소득에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남편보다 돈을 잘 버는 여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70년에는 남편보다 돈을 잘 버는 여성이 전체의 4% 밖에 안됐지만 2007년에는 22%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 전체적으로 여성들의 수입이 남성들에 비해 늘어났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답) 그렇습니다. 1970년부터2007년 사이에 미국 여성들의 수입은 평균 44% 증가한 반면에 남성의 수입은 6%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진 거죠.

) 여성들의 학력 수준이 높아진 것도 이런 변화에 한 몫을 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아무래도 영향이 있었겠죠. 특히 남편보다 학력이 높은 여성들이 늘어난 게 눈에 띕니다. 1970년에는 남편보다 학력이 높은 여성이 전체의 20%였던 반면에 남편보다 학력이 낮은 여성은 28%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성들이 남편보다 학력이 낮거나 비슷했던 거죠. 하지만 2007년에는 상황이 반대로 변했습니다. 남편보다 학력이 높은 여성이 전체의 28%로 늘어난 반면에 남편보다 학력이 낮은 여성은 19%로 낮아졌습니다. 자기보다 공부 많이 한 여성과 결혼한 남성이 더 많아진 겁니다. 미국 역사상 이런 현상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 남편보다 공부도 많이 하고 돈도 많이 버는 여성들은 남편한테 큰 소리 치면서 살 것 같은데요.

답) 이번 조사에서는 부부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0년 전만 해도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는 손쉬운 방법이었습니다. 자기보다 똑똑하고 돈 잘 버는 남성을 만나서 살림하며 사는 여성들이 많았던 거죠. 하지만 요즘에는 결혼한 뒤에 경제적으로 큰 덕을 보는 남성들이 많아졌습니다. 미국의 공영방송 NPR이 이런 부부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콜로라도 주 덴버에 사는 데릭 모닉 씨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아내가 자기보다 직급이 두 단계 더 높습니다. 당연히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는데요, 아내를 부를 때도 농담 삼아 사모님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자기 뿐만 아니라 처남 3명도 비슷한 처지라고 합니다. 

) 상황이 그렇다면 미혼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30살에서 44살 사이의 부부와 미혼 여성들은 지난 40년 동안 평균소득이 60% 늘었습니다. 하지만 미혼 남성들의 소득은 16%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 미국 경제가 아직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성들의 소득이 늘어나는 추세와 어떤 관련이 있을지 궁금한데요.

답) 그런 추세를 더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직장을 잃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기 때문입니다. 주로 제조업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요, 제조업 종사자, 특히 공장 노동자들은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한 남성들이 주로 찾는 직장이 제조업이구요. 미국 제조업계에 감원 바람이 불면서 이런 남성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 상황이 그렇다면 남자가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많이 약해졌겠는데요.

답) 네, 평등한 부부관계를 주장해온 여성운동가들의 영향도 있고, 부부 간 학력과 소득 격차가 뒤바뀌고 있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겠죠. 이 때문에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사일은 여성이 모두 책임져야 하고 남편은 돈만 벌어오면 된다는 생각이 설 땅을 잃고 있는 겁니다. 특히 직장을 잃은 남성들은 아내가 직장에 나가 있는 동안 아이들을 돌보거나 다른 집안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