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다음 달 1일 개성공단과 관련한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어제 개성에서 끝난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에서 이뤄졌는데요, 양측은 그러나 근로자 임금인상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킬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앞으로 실무회담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은 다음 달 1일 개성공단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실무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개성에서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를 마치고 21일 오전 한국 대표단이 귀환 길에 오르기 직전 북측이 한국 측 제안에 동의해 옴으로써 이뤄졌습니다.

이번 평가회의의 한국 대표단 단장으로 참석한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 측은 우리 대표단이 서울로 출발하기 직전에 인사차 만난 자리에서 우리 측이 제의한 2월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습니다."

하지만 실무회담에서 다룰 의제를 합의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인상을 실무회담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한국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영탁 상근회담 대표입니다.

"우리 쪽에서는 3통, 신변안전 이런 것을 먼저 풀어야 되겠다 했던 것이고, 북측에서는 임금 문제를 상당히 많이 주장을 했습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북한은 구체적인 인상 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물가상승률, 최저생계비 등에 비춰 현재 개성공단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반면 한국 측은 개성공단의 생산성이 다른 공단보다 높지 않다는 점을 들어 임금 인상 의제화에 반대했습니다.

한국 측은 대신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 해결과 개성공단 숙소 건설을 차기 회담 의제로 삼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김 대표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개성공단 토지임대료 인상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고 대북 관광 실무회담 관련 얘기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김 대표는 하지만 의제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에 "북한이 다음 실무회담에서 임금 인상 문제를 제기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다음 달 1일 열릴 실무회담은 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한 양측의 줄다리기가 예상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이번 평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남측이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풀어야 할 노임 인상 등 중요 현안 협의를 회피해 실무 접촉 앞에 인위적인 장애를 조성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남측이 다음 번 접촉 때 노임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하는 조건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하고 2월1일 다시 접촉을 가지는 데 동의를 주었다"고 밝혀 실무회담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6개월 여 만에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다시 열리게 돼 새해 들어 남북 당국간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 15일 급변사태 관련 언론보도를 문제 삼으며 '보복 성전'을 예고하면서 남북관계에 파장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이번 평가회의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입니다.

한국 내 남북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특히 이번 평가회의가 실무회담의 필요성에 남북한이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실무회담이 앞으로 여러 차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내 민간 연구기관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일단은 실무회담을 아마 한 번 갖고는 힘들 것 같고 연속으로 실무회담을 몇 차례를 하면서 북한과 남측의 입장차이가 있는 부분, 특히 개성공단 임금 인상과 관련한 부분은 아마 의견을 좁혀 나가는 쪽으로 그렇게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이번 평가회의는 당초 예정보다 훨씬 긴 마라톤 회의로 진행되는 바람에 한국 대표단의 귀환이 하루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19일 회의에 이어 20일 예정에 없던 오후 회의를 2시부터 시작해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합의 도출을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

이 때문에 김영탁 대표를 비롯한 한국 대표단 9 명은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은 21일 오전 9시 40분쯤 개성을 출발해 오전 10시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