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안한 평화협정 회담과 관련,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 회담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북한이 평화협정 회담을 제의한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봅니다.

문)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평화협정에 대해 거론하더니 마침내 평화협정을 위한 회담을 공식 제의했군요. 그런데 평화협정 자체에 대해서는 미국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죠?

답) 그렇습니다. 정전협정은 지난 1953년 7월 판문점에서 유엔군을 대표한 미국과 교전 당사국인 중국, 북한 세 나라 사이에 체결된 협정인데요. 이 협정은 말 그대로 전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자는 휴전협정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지난 1996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4자회담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대체할 것을 제의하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평화협정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2005년에 채택된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도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협상’이 언급돼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금 문제는 평화협정 그 자체보다 어떤 경로를 통해 평화협정을 시작하느냐 하는 ‘순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퀴노네스 박사는 미국과 북한은 평화협정을 둘러싼 우선순위와 목적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평화협정을 둘러싼 우선순위가 문제’라는 지적은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 것입니까?

답) 북한이 이번에 내놓은 성명을 보면요, 평화협정과 미-북 간 적대 관계, 그리고 비핵화 3가지를 순서대로 늘어놓고 있습니다. 즉 ‘평화협정을 먼저 체결하면 적대 관계가 없어지고 그러면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포괄적 해법을 추구하는 미국은 6자회담 복귀를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하면 그 틀 안에서 비핵화와 미-북 대화, 평화협정 등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지난 해 12월 평양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에 돌아온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평화협정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들어보시죠.

“보즈워스 특사는 6자회담이 재개되면 제일 먼저 할 일이 비핵화와 평화협정, 대북 에너지 지원, 관계 정상화, 동북아 안보 기구 등을 어떤 순서로 다뤄나갈지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한 마디로 미국은 ‘선6자회담 복귀, 후 평화협정’인 반면 북한은 ‘선 평화협정, 후 비핵화’라는 입장인 것 같은데요, 그밖에 양측이 평화협정을 둘러싸고 시각차를 보이는 것이 또 있습니까?

답)주한미군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은 평화협정 문제를 주한미군 문제와 결부시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료되는 만큼 외세인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반면 주한미군은 1953년 체결된 미-한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것으로 평화협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게 미국과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문)그런데 북한은 이번 성명에서 6자회담 복귀를 제재와 연계 시켰더군요.

답) 네, 북한은 이번 성명에서 ‘제재라는 차별과 불신의 장벽이 제거되면 6자회담 자체도 곧 열리게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재 해제를 6자회담 복귀와 연계하는 듯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가 평양이 원하는 대로 그렇게 쉽게 풀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렁너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클링너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제재가 풀리려면 북한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기본적으로 이번 대북 제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결의 1874호에 근거한 것입니다. 따라서 제재가 풀리려면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에서도 진전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면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해제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입니다.

문) 끝으로, 평양이 현 시점에 왜 평화회담을 제의했는지 그 의도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전문가들은 북한이 평화협정 카드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시키는 한편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와 양자 협상을 벌이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