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는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16강에 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잇따라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 축구전문가들이나 관계자들은 북한의 16강 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상황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국제축구연맹 피파는 7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새해 초 카타르 4개국 친선대회에서 우승한 북한 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임하는 결의를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김정훈 감독을 대신해 이번 카타르 대회 우승을 일궈낸 조동섭 코치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매우 힘든 조에 속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16강 진출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맹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7일, 2010년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의 상황은 북한이 8강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와 비슷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조선신보는 당시 8강 주역들이 말하는 본선 전망이라는 별도의 기사를 통해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축구전문가인 박문성 SBS 텔레비전 해설위원은 어느 나라든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가까운 일본도 4강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한국)도 16강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북한도 그런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될 것 같아요. 오랜만에 올라갔잖아요. 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오래간 만에 올라갔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희망과 바람, 이런 것들이 강하게 투영돼 있는 분위기가 아닌가 이렇게 보여지고 있구요.”

그러나, 이 같은 희망이나 바람과는 달리 북한이 실제로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박문성 해설위원은 전망했습니다.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아프리카 최강국인 코트디브아르, 그리고 세계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속한 북한이 16강에 오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방송인 `폭스 스포츠’도 브라질과 코트디브아르가 조별 리그를 통과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예선탈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세계적인 스포츠 도박업체들 또한, 북한의 16강 진출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선신보도 외국의 전문가들이나 축구팬들이 북한을 제외한 다른 3팀이 16강 진출을 다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44년 전 8강 진출의 주역들은 견해가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에도 북한이 8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조선신보는 8강 주역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기술이나 체력, 전술 측면에서는 뒤졌지만 정신력과 단결력에서 앞선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골키퍼를 맡았고 지금은 북한 4.25 체육단 감독을 맡고 있는 리찬명 감독은, 66년에도 북한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불굴의 정신력을 갖고 싸웠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대표팀의 조동섭 코치는 투쟁심과 조직력을 앞세운 북한식 축구로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전술을 계속 고수하겠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축구전문가인 박문성 해설위원은 북한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축구라는 것이 수비만 하면 16강에 갈 수가 없죠. 최소한의 승리를 거둬야 하기 때문에 골을 넣어야 한다는 것인데, 자신들이 잘 해왔던 수비를 더 잘 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역습을 통해 골을 넣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을 더 보완해야 할 것 같구요.”

박 위원은 또 북한의 최대 약점 중 하나는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점이라면서,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이를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위원은 이 같은 전술과 경험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외국인 지도자 영입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 같은 움직임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대표팀의 조동섭 코치는 앞으로의 일정과 관련, 이번 달에 터키와 친선경기를 갖게 되며 이후 몇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르기를 원한다면서, 월드컵을 앞두고 아주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