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 이어 오늘 (8일)자 노동신문을 통해서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핵 문제는 남북관계와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정상회담 의제를 놓고 남북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8일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남북관계 개선은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한 당국은 대결을 격화시키는 일을 하지 말고 남북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대화와 관계 개선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남북 공동선언을 부정하면서 협력과 대화를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남북대화의 전제로 6.15와 10.4 선언의 이행을 주문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어 “핵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전제조건으로 삼는 것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며 한국 정부의 ‘선 비핵화 진전’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신년 공동사설에 이어 나온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지난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 해 8월부터 대남 유화 제스처를 취해왔고 최근엔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 대한 비난 공세를 멈췄다”며 “그러나 이 같은 유화 기조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 문제는 남북관계와 별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앞으로 열릴 남북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통일연구원 최진욱 선임연구위원입니다.

“현재 북한은 정상회담을 절실히 원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그동안 내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대화를 하고 화해의 길로 가야 된다고만 얘기했는데요. 한국에서 북한 신년 공동사설에 대한 분석에서 ‘북한이 한국을 한 마디도 비난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이번 노동신문에서 )자신들도 마냥 밀리지만은 않겠다라는 약간의 강경태도를 보여준 것이죠. 회담의 필요성을 여전히 인정하면서도 입장을 정리해 자신들의 아젠다를 명료하게 보여줬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 핵 문제가 정상회담을 포함한 향후 남북관계의 핵심의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 장관은 7일 한국의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의제는 북 핵 문제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가 돼야 한다”며 “남북 간 현안 해결을 위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성사될 것으로 점쳐지는 남북정상회담은 북 핵 문제 등 회담 의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져야 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양측 모두 정상회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올해를 남북관계 발전의 전기로 삼겠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인 만큼, 접점을 찾기 위한 논의는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한은 이미 지난 해 10월 싱가포르에서 만나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지만 회담 내용 등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큰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11월에도 통일부 당국자가 개성을 방문해 비밀접촉을 가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