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정치군사 문제 보다는 경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징후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도 북한주민들의 생활이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4일 새벽 새해 첫 공개 활동으로 북부 자강도의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황해남도의 재령광산을 찾았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 4일, 북한 최초의 경제자유무역지대인 라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12월 라선시를 방문해 무역 확대를 독려한 바 있습니다.

새해 첫 공개 활동으로 통상 군 부대를 시찰하던 김 위원장이  산업현장을 시찰하고, 라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한 것 등은 북한이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예년과 달리 경제 분야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우리 당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총동원 총집중하여야 한다”

북한 당국은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당 창건 65돌을 맞는 올해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발전시켜야 할 경제 분야로 ‘경공업과 농업’을 명시한 반면, 과거 공동사설의 정책 분야 구분에서 가장 중시됐던 ‘국방공업’에 대한 언급은 아예 빠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서 경제정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면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신년 공동사설에 시장이나 민간 부문 등에 대한 언급은 없이 경제에 대한 통제를 늘리고 국영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강력한 의지만 강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 당국의 시장통제와 이에 따른 물자 부족, 화폐개혁과 외환 사용 금지 조치 등으로 인해 북한 경제가 올해 특히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특히 화폐개혁이 경제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당국의 가격과 임금 정책이 무엇인지 상당한 혼란이 일고 있는 현 상황은 궁극적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 즉 물가인상을 초래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에 있는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연구원인 김광진 씨는 북한 당국이 인민생활 향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경제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북한은 자체적으로 일어설 능력이 없거든요. 그렇다면 외부의 자원이나 자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데, 그런 외부적인 유입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문제겠죠. 성공하려면.”

김광진 씨는 결국 북한의 경제 문제는 정치군사와 핵 문제로 이어지고 개혁개방으로 연결이 된다면서, 이런 사안들이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의회 산하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북한이 올해 경제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목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이 2012년까지 중진국 수준의 산업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해 말 취한 화폐개혁도 그 같은 노력의 하나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나 주민생활을 향상시키고 경제관리 체계와 질서를 바로잡는다며 취한 화폐개혁이 결국 주민들이 축적한 재산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북한 당국은 경제정책과 관련해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고 낸토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낸토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라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하는 등 외자 유치를 시도하고 있지만,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이나 한국으로부터 일부 외자를 유치할 가능성은 있지만, 세계 다른 나라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북한에서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활동이 제한되는 일이 흔하고, 개성공단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의 계약을 무시하고 새로운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