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새해를 맞아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새해 전망과 활동 계획을 들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미한정책연구센터 소장으로부터 북한의 후계체제 전망을 들어봅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최근 북한 후계체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고, 지난 해 11월에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 정부 당국자들과 만났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문) 스나이더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은 지난 해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은 김정은으로 후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올해 후계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답) “북한은 지난 해 초 권력승계와 후계체제를 염두에 둔 예비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따라서 후계와 권력승계 문제는 북한 당국이 올해 다뤄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워낙 예민한 사안인데다, 북한 당국이 쉬쉬하고 있어서 전망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문) 소장님께서는 북한의 후계 문제가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답) 북한의 권력승계는 앞으로 크게 3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될 것입니다. 우선 ‘관리된 권력승계’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고, 또 ‘경쟁적 권력승계’ 시나리오, 그밖에 권력승계 작업이 실패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하나씩 짚어봤으면 좋겠는데요. 먼저 ‘관리된 권력 승계’ 시나리오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시죠.

답) ‘관리된 권력승계’란 김정일 위원장이 사전각본에 따라 자신의 권력을 김정은이나 또는 집단지도체제로 순조롭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는 기존의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새 지도부는 내부적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핵 문제를 활용해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려 할 것입니다.

문) ‘경쟁적 권력승계’ 는 어떤 것입니까?

답) ‘경쟁적 권력승계’는 말 그대로 북한 내부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인물 간, 또는 파벌 간에 권력투쟁이 일어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북한 내부세력이 중국이나 한국, 미국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평양의 새로운 지도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 개혁과 개방을 할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만일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진 세력이 권력을 잡을 경우 개혁개방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입니다.

문)’실패한 권력 승계’란 어떤 경우를 말합니까?

답) 이는 북한이 권력승계에 실패해 체제가 붕괴하는 시나리오입니다. 한 마디로 차기 지도자를 정하지 못한 가운데 북한체제가 붕괴하는 경우인데요. 이 경우 한국이 북한을 흡수해 통일을 이룰 가능성이 큽니다.

문) 만일 권력이 성공적으로 김정은으로 넘어갈 경우 이는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권력세습이 이뤄지는 것인데요.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가 지난 1990년대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이어진 권력승계와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김일성 주석은 북한을 세운 1세대 지도자로 인민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지지와 명성을 누렸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김정일 위원장은 ‘선군정치’를 내세운데다 노동당과 내각, 그리고 군부의 권력 기반에 기초한 지도자였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권력을 넘겨 주면서 기존의 권력기반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권력 체계를 세우려 할지 여부는 앞으로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당정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북한의 3대 권력기반인 노동당과 내각, 그리고 군부에서 김정은을 차기 지도자로 밀자는 공감대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답) 비유해서 말하자면 북한의 후계 문제는 ‘중세 시대’에 속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승계에 대한 절차와 시간표가 대단히 불투명 하다는 얘기입니다. 제 짐작으로는 북한 노동당 간부들도 후계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르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해 4월 국방위원회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는데요, 이 역시 후계체제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십니까?

답)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4월 국방위원회를 개편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등을 국방위원회에 포함시켰는데요, 후계체제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입니다. 즉 국방위원회에 당, 정, 군의 원로와 실세들을 대거 배치해, 권력승계 작업을 원활하게 하고 차기 지도자를 후원하겠다는 사전포석으로 보입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권력승계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십니까?

답) 장성택은 권력승계와 관련해 상당히 주목해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국방위원회에 진입한 장성택은 권력승계 과정에서 일종의 후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인해 석 달 가량 종적을 감췄는데요, 그 기간 중 장성택이 북한의 국정을 처리했을까요?
 
답) 북한의 후계 문제를 이해하는데 지난 2008년 여름 상황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만일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 이상으로 종적을 감춘 상황에서 누가 매일 발생하는 국정 현안들을 처리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 이는 우리가 후계 문제를 이해하는 좋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실정입니다.

문)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올해가 노동당 창건 65주년 임을 상당히 강조했는데요. 북한이 올해 10월 당 창건일을 기해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답) 김정은은 이미 북한의 방송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간접적으로 선을 보인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또 북한은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라고 해서 상당히 강조해왔고요. 따라서 북한이 올해 당 창건 기념일 등을 통해 김정은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