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0년 한 해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화약고 (flash point)’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계속 악화되는 경제난 등으로 인해 북한 내에서 갑작스레 중대한 격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과소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 의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니트 (EIU)’는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올해 세계 경제를 위협할 매우 위험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분류했습니다.

EIU의 제라드 월시 아시아 담당 국장은 북한을 매우 위험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보는 중요한 이유로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후계 구도가 확실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현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만성적인 경제난을 감안할 때 현 북한 정권이 계속 집권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월시 국장은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만성적인 경제난을 북한을 매우 위험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은 이유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가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북 핵 6자회담 복귀를 통해 외부세계의 경제 지원을 모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난의 징후들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IU의 월시 국장은 현 상황에서 북한 경제를 낙관적으로 볼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북한주민들이 만성적인 식량난에 따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산업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으며, 이런 가운데 북한 경제의 생명줄 가운데 하나인 한국으로부터의 지원도 중단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특히, 보고서는 지난 해 말 전격적으로 단행된 북한의 화폐개혁이 북한주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화폐개혁 조치 직후 북한에서는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시위까지 벌어졌다는 보도들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갑자기 중대한 격변이 발생할 위험성을 낮게 볼 수만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북한을 세계 경제를 위협할 ‘화약고(flash point)’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에서 사회적 불안으로 촉발된 폭력 사태가 확산돼 정치적인 격변을 초래하거나, 경제 활동을 심각하게 교란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정권 내부의 분열 가능성도 제기하면서, 이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중대한 정치적 위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내분은 이웃나라들에 대한 공격 위험성을 높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갑작스러운 통일로 이어져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제기하는 정치적 위험성을 수치로 측정하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북한 정권이 흔들일 경우 한국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의 사회불안 가능성도 세계 경제에 상당한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사회불안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 중국 시장은 물론 전세계 경기 회복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의 사회불안은 중앙정부의 정통성에 대한 도전 보다는 지역 또는 인종 단위의 산발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따라서 현재로서는 대대적인 격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보고서는 태국의 정국불안 가능성과 인도의 사회불안 역시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