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함경남도의 경수로 건설 현장에 보관된 트럭과 불도저 등 중장비를 무단 반출했다고 한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반출된 장비 액수가 무려 4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경수로 사업의 중단 경위와 장비 반출 배경을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 북한이 경수로 건설 현장에 보관돼 있는 중장비를 무단 반출했다고요?

답)네, 북한이 함경남도 금호지구의 경수로 건설 현장에 보관 중이던 트럭과 불도저 등 중장비를 무단 반출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이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서울 `중앙일보'의 이영종 북한 전문 기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2006년 1월에 인력이 철수했는데요, 그 직후부터 지금까지 북한이 여러 장비와 자재를 대부분 빼내간 것으로 우리 당국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 어떤 장비가 무단 반출됐다는 겁니까?

답)보도된 바에 따르면 다섯 가지 품목의 장비가 반출됐다고 합니다. 우선 불도저, 굴착기, 크레인 등 중장비 93대와 트럭, 버스 등 차량 1백90대, 통신장비 1천4백 점, 철근과 시멘트 등 자재 6천5백t, 의료장비 67점 등이라고 합니다.

) 돈으로 환산하면 무단 반출 규모가 얼마나 되나요?

답)한국 돈으로 4백50억 원, 그리고 미국 돈으로는 4천만 달러 상당의 장비와 자재가 반출됐다고 합니다.

)4천만 달러면 상당한 액수인데요. 이들 장비와 자재가 어떻게 북한에 보관돼 있었는지 좀 설명해 주시죠.

답)이 문제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돼 있습니다. 지난 1993년 1차 북 핵 위기가 시작되자 미국과 북한은 그 이듬해 10월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고 그 대가로 북한 핵을 동결 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97년부터 경수로 공사가 시작됐는데요. 그런데 지난 2002년에 고농축 우라늄 파문이 불거지자 제네바 합의가 무효화되면서 2006년 1월에 경수로 공사도 중단됐습니다. 당시 공사를 중단하면서 많은 장비와 자재를 건설 현장에 놓고 왔는데요, 지난 4년 간 북한 당국이 불도저를 비롯한 많은 중장비를 무단 반출해 갔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4년 전 공사를 중단하면서 왜 장비와 자재를 북한 땅에 그대로 놓고 왔을까 하는 것인데요?

답)경수로 공사는 그동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하청 업체인 한국의 한국전력공사가 맡아왔는데요. 한국전력은 공사가 중단되자 장비와 기자재를 철수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건설 장비와 차량을 반출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했습니다. 결국 한국전력 측은 장비를 북한 땅에 남겨 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다시 이영종 기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 북-미 간에 갈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경수로 사업이 사실상 파국을 맞았는데요. 그 때부터 북한은 경수로 중단에 따른 손실이 막대하다며 장비와 자재, 그리고 경수로 운영에 필요한 기술 서류를 절대 금호지구 밖으로 못 가져 나간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실제로 그런 것들을 하나도 못 가져 나왔습니다."

) 북한이 경수로 건설 장비를 무단 반출하는 것은 계약 위반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지난 1995년 12월 북한과 '경수로 공급에 대한 협정'을 맺었는데요. 이 협정에 따르면 북한은 KEDO와 하청업체의 장비와 자재를 적극 보호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무단 반출은 명백한 협정 위반입니다.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궁금한데요.

답)기본적으로 북한 금호지구에 있는 기자재는 한반도에너지 개발기구(KEDO)의 재산입니다. 따라서 KEDO는 조만간 이사회 등을 열어 이 문제에 대한 사실 확인과 북한 측의 해명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북한이 함경남도 경수로 건설 현장에서 중장비를 무단 반출했다는 소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