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북한에 휴대전화 (손 전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한 해였습니다. 올해 초 사용이 시작된 손 전화는 가입자가 이미 8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손 전화부터 한국 연속극 열풍까지 북한사회의 변화상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009년 북한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휴대전화, 손 전화의 확산이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해 12월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과 제휴해 시작한 휴대전화 사업은 올해 들어 가입자 수에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3월 2만 명 선이던 가입자 수는 6월 말에는 5만 명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8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평양의 인구가 3백만 명임을 감안 할 때 대략 9가구당 한 명 꼴로 손 전화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손 전화 확산은 북한주민들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일본의 친북단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국'이 최근 전한 바에 따르면 평양 중 구역에 있는 '이동 손 전화기 판매소'에는 매일 5백 명이 넘는 주민들이 손 전화를 사기 위해 몰려 들고 있습니다.

또 일부 부유층 가정은 아이들에게 손 전화를 사주기도 합니다. 이 잡지의 기자는 자신이 평양에서 "오늘 저녁은 동무들과 공부하다 좀 늦어지겠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손 전화로  통화하는 어린이를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인 김광진 씨는, 손 전화 보급으로 북한 내부의 정보 흐름과 속도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보의 유포, 전파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정보가 많이 흘러 나올 것이고 많이 흘러 들어 갈 것이고,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전국적으로 퍼질 것입니다."

올해는 또 전세계를 휩쓴 신종 독감이 북한에도 상륙한 한 해였습니다. 그동안 '공화국에는 신종 독감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공언해온 북한 당국은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종 독감 환자 발생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후 한국으로부터 신종 독감 치료제를 지원 받는 한편 주민들을 상대로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운동을 벌였습니다. 지난 11월에 이어 12월에 북한을 다녀온 한국 측 관계자의 말입니다.

"지난 11월 25일에 갔을 때도 한 두 명은 열이 좀 있는 감기 걸린 듯한 주민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주민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는데도 미열이 있는 사람이 좀 있었어요. 얼굴이 벌겋게 된 사람도 있구요. 주민들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왔고 우리한테도 주민들 만날 때 마스크 해달라고 요구했어요. 자체 내에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고 보여집니다."

지난 9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주민들의 한국 연속극 열풍은     올해도 계속됐습니다. 2002년에 탈북한 이숙 씨는 최근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는 '천국의 계단'이라는 한국 연속극을 CD로 보는 것이 유행이라며, "평양 주민의 80%가 한국 연속극을 본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 사람들이 천국의 계단이라든가 겨울연가 같은 연속극을 CD를 통해 보고, 국가적으로 단속돼도 10만원 정도만 내면 가볍게 처리된다고 합니다. 거진 다 있는 집에서 빌려 몰래 보고, 80%는 본다고 합니다. 평양시는 거진 다 보고 있고요."

장마당 등을 통해 유입되는 한국의 비디오와 CD는 외부세계에 대한 북한주민들이 시각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북-중 접경지대인 연변에서 만난 10대 북한 소녀의 말입니다.

"학교 때 그렇게 배웠어요. 한국은 되게 못살고 미국 놈들이 들어와서 감옥에 아이들 가둬두고 물 달라고 하면 휘발유 주고..그러니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알고 있다가 중국 오기 전에 몰래 한국 영화들 다 보고 야, 한국 대단히 잘 살고 멋있다. 아 그래 거짓말이구나. 그 다음부터 알았어요."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돈 많은 사람과 돈 없는 사람들 간의 격차가 커지는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양의 당 간부와 부자들은 수백 달러가 드는 손 전화를 구입하는 것은 물론 자가용마저 굴린다고 탈북자 이숙 씨는 말합니다.

"국가에서 보장은 아무 것도 없고요, 몽땅 학교부터 무상치료 무료교육 전혀 안되고요. 그러나 개인 장사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이 창출되는 나라가 됐습니다.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돈 많은 사람들은 만원 이상 전화도 놓게 하고 자가용도 갖게 했답니다." 

그러나 돈이 없는 주민들은 빚에 쪼들리다가 집을 빼앗기고 길거리로 나 앉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당 상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상행위를 단속하는 규찰대에 거칠게 항의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과 일선 행정기관은 주민들을 통제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관측통들은 '노동당 대신 돈을 좇는' 북한사회의 개인주의 풍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