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무단 입국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로버트 박 씨 사건을 북한 정부가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과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양자대화를 갖는 등 모처럼 관계 개선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입니다. 김근삼 기자와 자세한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아무래도 가장 궁금한 것은 북한 정부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것인데요, 어떻게 전망됩니까?

답) 미국인이 북한에 무단 입국했다가 체포된 적은 앞서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몇 달 정도의 억류를 거쳐 추방 등의 형식으로 풀려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방문해서 석방 교섭을 한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하지만 로버트 박 사건은 과거 사례들과는 조금 다른데요. 자신이 자진해서 북한에 들어갔고, 또 이 사실을 미리 언론 인터뷰와 전자우편을 통해 외부에 크게 알렸습니다. 입북 목적도 북한의 국경 개방과 정치범 수용소 폐쇄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데요.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일부에서는 북한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민간단체인 사회과학원 리언 시걸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 씨의 행동은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며, 북한이 가혹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문) 그러니까, 북한이 과거 다른 사례에 비해 강경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군요?

답) 네. 북한은 지난 3월 불법 입국으로 억류했던 로라 링과 유나 리 두 미국인 기자에게 불법월경과 적대행위 혐의로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그 보다 더 가혹한 처벌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죠.

반대로 북한은 로버트 박 사건이 장기화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따라서 박 씨를 강제추방 등의 형식으로 조기에 석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박 씨의 입북 목적 중 하나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인데, 사건이 장기화될수록 북한의 입장에서는 유리할 게 없다는 것이죠.

문) 북한이 억류된 박 씨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답)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미-북 간  기류는 미국인 여기자 억류 때와는 크게 다릅니다. 당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에 따른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조치가 취해지면서 미-북 관계가 극심한 대립 상태에 있었습니다. 반면 지금은 지난 달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평양을 방문해 양자대화를 가진 데 이어 추가적인 대화 전망도 밝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모처럼 조성된 미-북 간 긍정적인 분위기를 망가뜨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박 씨가 조기에 석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 해도, 지난 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처럼 북한이 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1996년 8월, 한국계 미국인 에반 헌지커가 북한에 기독교를 전하겠다며 단독으로 헤엄을 쳐서 입북한 적이 있었는데요. 로버트 박과의 차이점은 그런 계획을 사전에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당시 북한은 헌지커가 한국 정부를 위해 일하는 미국인 간첩이라고 주장했었는데요. 이후 빌 리처드슨 당시 미 연방 하원의원이 평양을 방문해 석방 교섭 끝에 결국 풀려났습니다. 당시 북한은 헌지커의 호텔 체류비 명목으로 1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고요, 헌지커의 가족들이 5천 달러를 지불했을 뿐입니다.

문) 사건 당사자인 로버트 박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계 미국인 아닙니까? 부모형제들 모두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가족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박 씨의 아버지 박평길 씨와 어머니 조혜련 씨, 또 형인 폴 박 씨 모두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는데요. 박 씨 가족이 다니는 한인교회에서는 입북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27일, 박 씨를 위한 촛불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아버지 박평길 씨는 기도회에서 가족들이 인내심을 갖고 최선의 결과가 있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평길 씨는 또 아들이 사전에 입북 계획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면서, 다만 지난 23일 전자우편을 보내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문)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박 씨의 안전이 가장 큰 걱정일 텐데요?

답) 네. 박 씨가 북한에 간 이유는 북한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가족들의 말인데요, 박 씨의 아버지 박평길 씨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큰 일을 하고 싶어했다며, 아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북한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