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 침해 사례 등을 종합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그동안 북한인권 관련 조사를 벌인 적은 있지만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 침해 등 북한의 인권 실태를 체계적으로 종합한 ‘2009 북한인권 실태조사 연구용역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박흥순 선문대학교 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과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올해 4월부터 9개월 간 공동으로 조사해 만들어졌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내 인권 침해와 관련한 문제들을 북한 정치범 수용소 현황, 탈북자 강제송환 실태조사, 북한 형법의 적용 실태, 북한의 국제인권규범 이행 실태, 정치범 수용소 관련 외국 유사 사례 등의 주제로 나눠 해당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만들어졌습니다.

보고서 제작에 참여한 선문대 박흥순 교수는 이 보고서가 국가인권위 차원의 첫 보고서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인권 관련해서 국가인권위 역할을 강화해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적 차원에서 이것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또 그런 기본적 자료로 삼는 거죠.”

이번 조사에는 기존 문헌들의 분석과 함께 정치범 처벌 실태와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한 정보를 가진 탈북자 3백22 명에 대한 설문조사, 정치범 수용소를 체험한 17 명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 그리고 중국 현지 방문을 통한 실태조사 등의 방법이 동원됐습니다.

박흥순 교수는 이런 다양한 조사방법을 썼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가 정치범 수용소를 중심으로 한 북한 인권 실태보고서의 결정판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결정판이랄까 그동안 이뤄진 국내외 여러 자료들, 그리고 연구, 통계들 그런 것들을 전부 취합해서 아주 포괄적으로 접근을 한 것이고…”

보고서는 정치범 수용소 구금자들 대부분이 연좌제에 의해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보고서는 “구금된 사유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35.7%가 연좌제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구금 사유가 밝혀지지 않은 사람들의 비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연좌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좌제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수감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의 증언을 실례로 소개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친할아버지 문제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갔고 자신은 수용소 안에서 태어났다”며 “죄인의 자식이라는 사실조차 자신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약 20만 명의 수감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중국에서 북한으로의 강제송환 실태도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은 강제송환 탈북자의 경우 중국을 통해 이감 절차를 거친 뒤 형식적이나마 사법절차를 밟는다고 주장하지만 자의적인 폭력 행위와 처벌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때 법은 유명무실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의 형사법 제도와 그 적용 실태, 그리고 북한에서의 국제인권규범 이행 실태에 대해서도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은 유엔 인권이사회 보고서 제출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 자신을 적극 방어하고 있지만 보고서 내용이 실제와 일치하고 있는지 실증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북한은 현재 가입하고 있는 여러 인권 관련 국제협약들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정치범 수용소의 경우 수감자들이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며 “수감자들이 이주와 이동을 제외하고 생활의 다른 영역에서 일반주민들과 같은 대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