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미국 노스웨스트 항공 여객기에 대한 폭탄테러 기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의 보안검색 체계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테러는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미 연방 정부의 테러범 관리 능력과 공항 보안의 취약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문) 미국민들이 모처럼 들뜬 기분으로 성탄절을 맞았었는데 때아닌 자살폭탄 테러 미수 사건으로 많이들 놀랐겠어요.

답) 한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고 할까요? 성탄절과는 아주 어울리지 않는 일이 발생했으니까요. 나이지리아인이죠?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라는 사람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 여객기 내에서 폭탄 테러를 시도했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폭탄이 불발되고 테러범이 승객의 저지로 제압되면서 미수에 그쳤습니다.

문)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사건 직후에는 테러범의 신상과 누가 테러범을 제압했더라, 하는 영웅담도 흘러 나왔는데, 이제 관심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가에 쏠리고 있죠?

답) 결국 미국 보안의 공든탑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 그런 자조감에 위기감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에 본토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들이지 않았습니까? (국토안보부도 그때 설립했잖아요) 그렇죠. 전담기구 설립 뿐만이 아니구요, 테러 용의자들을 집중 감시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도 촘촘히 구축했습니다.

문) 그 명단에 이번 사건의 범인인 압둘무탈라브의 이름이 진작에 올라 있었다고 하죠? 그래서 문제가 되고 있구요.

답) 예. 그 부분을 좀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요. 범인의 아버지가 아들의 극단적인 종교 성향이 우려된다면서 나이지리아의 미국 대사관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신고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상당히 심각했나 보군요) 그런데 그 심각성을 미국 정보 당국이 간과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신고가 접수된 시기는 이미 6개월 전이었거든요. 하지만 지난 달에야 범인의 이름이 국가대테러센터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랐다는 겁니다.

문) 테러조직 연계 의심 인물로 분류돼 있었는데도 비행기에 버젓이 탑승할 수 있었네요.

답) 그 점이 특히 지적 받고 있습니다. 이미 요주의 인물로 낙인 찍혀 있을 법도 한데 항공기 탑승 전에 별도의 정밀 보안검색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항공기 탑승 금지자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구요. AP 통신의 보도를 보면요. 미국 정부가 이미 2년 전에 압둘무탈라브와 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문) 그 정도면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미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 아닌가 싶네요.

답)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섰습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이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했는데요. 들어보시죠.

테러리스트 정보 검색에 문제가 없는지 최고조의 보안 수준에서 점검하라,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문) 우선은 항공기 탑승검색이라든지 기내행동 규정이 더욱 엄격해 지지 않겠습니까? 이건 일반인들도 금방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답) 벌써 미 국토안보부와 교통안전청이 강화된 보안 규정을 미국행 승객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상당히 엄격합니다. 미국행 탑승객들은 착륙 1시간 전부터는 좌석을 벗어날 수가 없구요. 화장실 이용도 금지된다고 합니다. (화장실도 못 간다구요?) 좀 황당하죠? 하지만 이번에 테러범이 범행 직전 기내 화장실에서 20분 넘게 머물면서 폭약 장약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입니다.

문) 일반 승객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제약이 많이 따르는군요.

답) 더 있습니다. 새 규정에 따르면요. 승객들이 비행기에 들고 탈 수 있는 수하물도 한 개로 제한됐습니다. 또 착륙 1시간 전부터는 자신이 들고 탄 수화물에 손을 대거나 개인물품을 무릎 위에 놓는 행동도 할 수 없답니다. (그게 폭탄일지도 모르니까요) 예, 심지어 담요나 배게도 올려놓지 못한답니다. 그리고 미국 영공을 비행하는 동안에는 승무원이 승객에게 비행 경로나 현재 위치를 안내하는 기내방송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문) 비행 중에는 그렇구요. 탑승 전에도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물론입니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은 보안이 엄격하기로 유명한데도 이번에 범인이 검색대를 그대로 통과했거든요. 물론 옷 속까지 들여다보는 X-레이 투시기가 있긴 하지만 알몸 투시라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구요. (이번에 그런 족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겠군요)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제 미국행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탑승 게이트에서 허벅지와 상반신을 중심으로 몸 수색과 화물검색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