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에서 기독교 선교사와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 한인 시민권자가 25일 입국 비자 없이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수의 탄생일인 성탄절을 맞아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북한의 현실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미국과 북한 정부 모두 26일 오전 현재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펼쳐온 미국 시민권자 로버트 박씨가 25일 북한 당국의 허가 없이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회령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버트 박씨와 함께 한국에서 북한의 인권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유와 생명 2009’ 캠페인의 한 관계자는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박씨가 25일 새벽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 함경북도 회령 당원리를 통해 12월 25일 새벽 5시경 하나님의 말씀을 갖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고. 거의 지금쯤이면 잡혔을 거예요.”

이 관계자는 로버트 박씨가 강을 건너며 “저는 미국인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선물을 갖고 왔습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라고 외치며 두만강을 건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박 씨가 두만강을 건너는 모습을 함께 동행한 지인이 직접 촬영했다며 27일쯤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29살의 로버트 박씨는 미국 남서부의 A 주에서 자랐으며 수 년 전부터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인권 탄압에 관심을 가진 뒤 2년여 전 북한 선교를 위해 중국에 파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씨는 그러나 올해부터 한국에서 북한 내 인권 개선을 위한 ‘자유와 생명 2009’ 캠페인을 주도하며 전 세계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씨는 북한으로 들어가기 전 배포한 성명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북한 주민을 사랑하고 북한 인민을 구원하길 원한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간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또 북한 정부에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 생필품 등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국경의 문을 열고, 정치범 관리소를 폐쇄하며, 고문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치유할 수 있도록 사역자들이 들어가게 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로버트 박씨는 이런 내용이 담긴 서한을 직접 소지한 채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지인들은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입수한 영상 자료에 따르면, 로버트 박씨는 중국으로 출국 전 녹화한 비디오에서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자신의 북한행은 자살 행위가 아니라며, 자신의 죽음을 통해 전 세계가 북한의 현실을 주목하고, 지도자들이 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면 죽음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또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시민권자인 자신을 구출하기 위해 대가를 치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 주민이 진정한 자유를 얻고 기독교인들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길 원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또 중국에서 비밀리에 탈북자를 도왔지만 이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고 느꼈다며, 지난 여름 두만강에서 기도를 하던 중 북한에 들어가야 한다는 영감을 받아 실행에 옮기는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특히 영상에서 성탄절에 두만강을 건너는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추운 시기일 뿐 아니라 성탄절은 전 세계가 가장 행복을 누리는 날이지만 북한 주민들은 그 것을 모른 채 어둠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기쁜 소식을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26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로버트 박에 대한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추가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아직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AP’ 통신은 26일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이 로버트 박씨의 도강에 대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26일 현재 로버트 박의 체포 여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