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은 어제 (24일)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의료개혁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원과의 법안 절충 작업을 거쳐서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민주당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추진해온 의료개혁이 실현됩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그 동안 민주당 안에서도 의료개혁을 놓고 논란이 많았는데, 상원에서 결국 법안이 통과됐군요.

답) 네, 미국시간으로 어제 (24일) 아침 상원 본회의에 상정된 의료개혁 법안이60대 39로 통과됐습니다. 민주당 의원 전원과 무소속 의원 2 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의 의료개혁에 반대해온 공화당은 투표에 참석 못한 짐 버닝 의원만 빼고 전원 반대했습니다. 올해 초 취임 직후부터 의료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크게 환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 법안 채택으로 미국의 의료개혁이 실현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앞으로 남은 일은 의료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그러면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죠. 어떻게 의료개혁을 하겠다는 건가요?

답)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앞으로 10년 간 8천7백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서 의료보험 없이 사는 미국인3천만 명에게 보험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대로라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미국인은 전체의 94%로 늘어나게 됩니다.

문) 상당히 야심 찬 계획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의료보험 수혜자를 늘린다는 겁니까?

답) 이번 법안은 미국민 대부분이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가입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을 위해서 싼 의료보험을 살 수 있는 일종의 비영리 보험시장이 세워집니다. 이 밖에도 저소득층에게는 보조금을 줘서 보험 가입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도록 했습니다.

문)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 당장은 아니지만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2016년까지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7백50달러와 소득의2%, 둘 중에서 더 많은 액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적당한 가격의 직장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기업에도 벌금이 부과됩니다. 직장보험이 너무 비싸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직원 한 명당 7백50달러씩 계산해서 전체 직원 수만큼의 벌금을 물립니다. 단, 5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에만 이 규정이 적용됩니다.

문) 의료보험 회사들에 대해서도 개혁의 칼을 대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특히 보험회사들이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어서, 큰 병이 있어도 보험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이 많았죠. 이번 법안은 보험회사들의 이런 관행을 금지했습니다.

문)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상당히 획기적인 조치들을 담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는 게 사실 미국의 전통적인 사고방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지 않습니까?

답) 네, 미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경제 행위에서 정부의 개입보다는 개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보험 가입 의무화가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논란이 됐었죠. 지난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다가 결국 포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이런 강제조항을 밀어부친 건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그리고 까다로운 가입규정 때문에 의료보험 없이 사는 미국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이 미국에 4천7백만 명이나 된다는데요, 보험이 없으면 엄청난 병원비를 모두 자기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의료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이런 사람들을 구제할 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문) 하원에서는 이미 지난달 초에 의료개혁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습니까? 상원 법안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답) 논란이 돼온 공공보험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개별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운영하는 싼 가격의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하원 법안의 핵심인데요. 상원에서는 이 안이 거부됐습니다. 미국에서는 같은 사안을 놓고 상원과 하원의 법안이 다를 경우 양측이 협상을 통해 단일 법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최소한 공공보험의 역할을 할 대안이 제시돼야 상원과 타협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의료개혁 법안이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하원 단일 법안이 의결되고,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해야 하지 않습니까. 언제쯤 이 절차가 모두 마무리 될 수 있을까요?

답) 의회가 성탄절과 신년 휴가를 마치고 내년 초 다시 문을 열면 법안 절충을 위한 상하원 간의 협상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내년도 국정연설이 1월 말께 예정돼 있는데요, 이 때까지 협상이 마무리되기에는 일정이 빠듯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하원 단일 법안은 내년 2월 중 확정돼서 대통령의 서명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