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범죄 발생 빈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60년대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미 연방수사국, FBI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백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요즘 미국 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범죄 발생 건수도 늘지 않았을까, 그렇게 예상했는데 결과는 정 반대군요.

답) 예. 많은 미국인들이 아마 그렇게 예상했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살림살이와 범죄율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말이죠. 그런데 그렇지가 않은가 봅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가 지난 21일 올 상반기 범죄 발생 예비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상반기라면 1월부터 6월까지 조사한 거군요) 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범죄 발생이 3년 연속 감소추세라는 겁니다.

문) 의외인데요. 그런데 범죄의 종류도 여러 가지잖아요. 유형별로도 분석이 돼 있죠?

답) 그렇습니다. 크게 봐서는 폭력범죄와 재산범죄로 나눌 수 있는데요. 살인, 성폭행, 절도, 가중폭력과 같은 폭력범죄의 경우에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감소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재산범죄는요? 절도와 같은 유형을 말하는 거죠?) 예. 특히 차량절도나 주거침입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이 경우에도 지난 해 상반기 대비 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 좀 더 세분화 해보죠. 여기 FBI 보고서가 있는데요. 살인이 10%가 줄었고, 강도는 6.5%, 성폭행 범죄는 3.3% 감소한 것으로 죽 나열이 돼 있군요.

답) 예. 차량절도의 경우에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7%나 줄었습니다.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범죄유형이기도 하구요. 그 밖에 절도가 5.3%, 주거침입이 2.5% 각각 감소했습니다. 또 방화 사건도 8.2%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보고서를 보면요, 단순히 범죄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만 보여주는 게 아니구요, 매년 더 큰 폭으로 줄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7년에서 2008년으로 넘어갈 때는 폭력범죄가 1.9%가 줄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4%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법 집행 당국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뉴욕 주 지방법원의 전경배 판사의 설명인데요, 뉴욕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뉴욕시를 보면 10여 년 전 하고 현저히 틀린 추세를 계속 보이고 있는데,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살인 사건이나 다른 강력 사건들의 수가 아주 크게 줄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마약 사건도 많이 줄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문) 이 분은 뉴욕 주에서 한국계로는 최초로 판사가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검사 시절 거물급 폭력 조직원들을 많이 검거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범죄 발생 추이를 가장 전방에서 느끼는 분이구요) 자, 미 전역에서 그런 추세라는 건데 아무래도 지역별로 좀 차이가 있겠죠?

답) 미국이 워낙 넓다 보니까요, 지역별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살인의 경우에는 미 북동부와 서부에서 가장 많이 줄었는데요. 특히 인구가 1백만 명 이상 되는 대도시에서 폭력범죄가 7% 줄었습니다. 반면에 인구가 1만 명에서 2만5천 명 사이인 도시의 경우에는 폭력범죄가 조금 늘었습니다. 1.9% 증가한 것으로 나와 있네요.

문) 앞서 미 북동부와 서부에서 살인이 많이 줄었다, 이렇게 소개해 주셨는데 양쪽을 대표하는 곳이 바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가 아닌가 싶은데요. 범죄율이 높은 대표적인 도시들이구요.

답) 예.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죠? 그런데 그게 옛말이라는 겁니다. 특히 뉴욕시의 경우에는 올 상반기 범죄율이 8%나 떨어졌습니다. 전국 평균 보다 훨씬 많이 떨어진 건데요. 특히 마이클 블룸버그 현 뉴욕시장이 재임한 이래 8년 동안 범죄율이 35%나 급감했습니다. 뉴욕 경찰국 통계인데요. 살인도 19%가 줄어든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전국 평균은 10%라고 하셨죠?) 예. 차이가 많이 나죠?

문) 뉴욕 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내 범죄의 온상인 것처럼 묘사됐었는데요. 이 정도라면 이제 그런 오명을 벗어도 되겠네요.

답) 실제로 그렇습니다. 미국 내 25개 최대 도시 가운데 뉴욕의 범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으니까요. 10만 명 당 1천5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로스앤젤레스가 2위로 10만 명 당 1천4백14건으로 잡혔구요. 대도시 중에서는 텍사즈 주 샌 안토니오 시의 범죄율이 가장 높습니다. 10만 명 당 2천5백38건이네요. 그런데 말이죠. 이런 생각 안 드세요? 과연 범죄를 이렇게 수치화할 수 있을까? 그래서 수치가 내려간다고 다행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요.

문) 글쎄요. 범죄율 떨어지면 좋은 거 아닌가요? 뭐 또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나요?

답) 물론 범죄율이 떨어지면 당연히 좋은 것이긴 한데요. 이상하게도요. 실제로 범죄 단속 현장에 투입되는 법 집행 요원들은 이런 숫자들이 그렇게 와 닿지가 않나 봅니다. (그런가요?) 그래서 1년 내내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는 뉴욕시 109 경찰 지구의 한국계 형사 김기수 씨의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좀 회의적이네요.

“당했던 피해자한테 그런 말 해도 억울한 말이죠. 미국 전체로 범죄 사건이 통계적으로 줄었다고 하지만 우리가 직접 보기에는 피해자들도 귀찮아서 그런지 시간이 없어 그런지 신고 안 하는 사람도 꽤 많으니까 20% 줄었다 해도 에러가 있는 거죠.”

문) 듣고 보니까 그렇네요. 범죄는 어쨌든 매일 일어나는데 수치가 줄어드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겠느냐, 피해자 입장에서는 또 전혀 위로가 안 된다,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형사들 입에서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얘긴 것 같습니다.

답) 예. 범죄에 대한 피로감도 묻어나는 것 같구요. 범죄와 직접 맞닥뜨려야 하는 형사들은 이런 의견도 갖는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