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 해,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격동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부딪혔고, 내부적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체제가 가시화 되고 화폐개혁이 단행되는 등 큰 변화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정리하는 특집방송을 준비했습니다. 일곱 차례로 나눠 보내드리는 2009년 북한 뉴스 결산,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유미정 기자가 북한의 도발 행위와 그 배경을 전해드립니다.

2009년 1월. 적극적인 외교를 강조하는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 출범은 미-북 관계에서도 새로운 기대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 말부터 핵 신고 검증을 둘러싼 미-북 간의 이견으로 계속된 6자회담 교착상태는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북한, 이란 등과의 '직접적인' 외교노선을 표방했지만, 취임 후 김정일 정권과의 직접 협상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북한의 '선 6자회담  복귀'라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조급증을 자아냈습니다.

그러자 4월 5일.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습니다.

북한은 시험통신 위성 ‘광명성 2호’가 ‘우주발사체’ 은하 2호에 장착돼 성공리에 발사됐다며, 자국의 평화적인 우주 개발권을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당시 시험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군 북부사령부가 첨단 레이더와 정찰함, 인공위성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발사 후 어떤 추진체도 우주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당시 시험이 실패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당시 미사일 발사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실패했지만 소기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합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민간 연구기관인 플라우쉐어기금의 폴 캐롤 국장의 말입니다.

캐롤 국장은 올 2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전임 부시 행정부와 다르다는 증거와 미-북 관계의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우주발사체 시험발사를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캐롤 국장은 이어 북한은 도발적 행동을 통해 미국 등 이웃국가들이 북한과의 대화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평화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존 박 박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외를 향한 메시지 전달이라기 보다는, 자국의 명확한 군사적 목적에 따라 자행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북한은 소형 핵탄두를 개발하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해 정확하게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결함이 없는 중,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려 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북한의 4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안보리 결의 제1718호 위반으로 규정하고, 4월14일 고강도 대북 제재를 담은 안보리 의장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강도 높게 반발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나온 당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6자회담 절대 불참과 경수로 발전소 자체 건설 검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안보리 제재위원회에서 3개 북한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자 폐연료봉 재처리를 시작하고,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5월25일. 북한은 또 한 차례의 강도 높은 도발을 강행합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 "우리의 과학자와 기술자의 요구에 따라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9년 5월 25일 또 한 차례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하였다."

북한이 지난2006년 10월에 이어 두 번 째 핵실험을 실시하는 초강수를 던진 것입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추가 실험을 통해 드러난 북한의 핵 기술이 2006년 1차 핵실험 때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당시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0.5 킬로톤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약 10배 가량 강력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북한의 제 2차 핵실험은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고, 유엔은 6월 13일 초 강경 대북 제재인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채택하기에 이릅니다.

대북 무기금수, 금융 제재, 화물검색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안보리 결의 1874호가 채택되면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최악으로 치닫게 됩니다.

실제로 북한산 무기가 실린 컨테이너를 싣고 이란으로 향하던 호주 선박이 아랍에미리트연합 (UAE) 당국에 억류되고, 금수 물품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 강남호가 버마로 향하다 남포항으로 회항해야 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북한산 무기 35t을 운송하던 그루지야 국적의 수송기가 태국 당국에 억류되는 등 안보리 결의 1874호의 가시적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플라우쉐어기금의 폴 캐롤 국장은 국제사회의 이처럼 강력한 대응에 북한 지도부가 뜨끔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동의할 뿐만 아니라 이를 실행에 옮기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 지도부도 과거 어느 때보다 이번 만큼은 훨씬 더 큰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캐롤 국장은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북한의 장기적인 군사 목표라는 것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박사의 말입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적 행동들이 국제사회의 분노와 응징을 불러일으키겠지만, 북한이 그 때문에 이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존 박 박사는 국제사회의 제재 결의는 북한에게는 일종의 거래 비용 (Transaction Cost)과 같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도발 행위를 계속하면서 제재를 피하기 위한 좀더 창조적인 방법들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