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변화회의가 구속력 있는 결의 없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코펜하겐 협정을 인정하기로 합의한 뒤 19일 폐막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개발도상국들과 환경 운동가들은 탄소 배출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코펜하겐 협정을 유의(take note)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19일 막을 내렸습니다.

총회 의장인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미국 주도로 5개국이 동의한 코펜하겐 협정에 유의하기로 참가국들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코펜하겐 협정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2도로 제한하고, 각 나라들에 이를 위한 탄소 가스 배출 감축 계획을 제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검증 체계와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돕기 위해 1천억 달러를 지원하는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이날 합의는 당초 예정된 폐막일을 넘겨 철야회의를 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18일 늦게 코펜하겐 협정 초안에 합의한 뒤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경제국들이 모두 모여 기후변화의 위협에 책임을 갖고 대응키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합의가 충분하지 않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훨씬 더 긴 여정이 남아있는 만큼 이번 합의를 밀고 나갈 추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유엔 기후변화 회의 참가국들은 지난 2주 동안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와 검증체계,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경제 지원 규모에 큰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19일 이번 합의가 구속력은 없지만 본질적인 시작을 의미한다며 당장 효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193개국의 공식 승인을 받지는 못했지만 합의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서방세계 정상들도 이번 합의가 불완전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친환경 정책에 목소리를 높여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마음이 복잡하다며, 그러나 긴 여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는 데 그나마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18일 밤 철야 회의에서 이 합의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태평양 지역의 소규모 섬나라 대표단과 베네주엘라 등 일부 남아메리카 나라들은 이번 합의가 많은 나라들을 배제한 채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비난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수단 대표는 국제사회가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많은 아프리카 주민들이 홍수와 가뭄 등 극심한 자연재해로 숨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일부 환경보호단체들도 이번 합의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세계야생생물기금의 킴 카르스텐센은 이번 합의가 공정하지 않으며 개발도상국의 요구에 부합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강대국들이 투명성 없이 시민 사회와 지구온난화에 가장 노출된 나라들을 배제한 채 밀폐된 공간에서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대화는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예정입니다. 독일이 몇 달 안에 기후변화 회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내년 말 멕시코에서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다시 갖고 구속력 있는 협정을 마련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