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친서를 보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친서가 대북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오바바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습니다. 지난주 평양을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는 북한 외무성의 강석주 제1부상을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의 마이크 해머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개인적인 외교 서한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보즈워스 특사도 서울에서 친서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내 자신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라며 질문을 피해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친서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북한이 9.19 공동성명에 따라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에 나서면 미국도

미-북 관계를 정상화하고 대북 경제 지원을 할 용의를 밝혔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미국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명예 회장은 친서 내용보다 미-북 관계에서 친서가 갖는 정치적 의미에 주목 해야 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명예회장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정권교체’입니다. 미국은 4년마다 선거를 실시해 대통령을 뽑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크게 변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1년에 등장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과 체결한 미-북 제네바 합의를 무시한 것은 물론이고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불렀습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최고위층이 대북 정책의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여부’라고 그레그 명예회장은 말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그레그 명예회장은 이번 친서가 미-북 관계에서 커다란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일위원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낸 것은 미국의 최고위층이 직접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보장한다는 일종의 ‘정치적 담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가 북한 핵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견해를 보였습니다. 그레그 명예회장은 오바바 대통령의 친서가 미-북 간에 협조적인 분위기와 신뢰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 출신인 서강대의 안찬일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가 제한적인 효과를 내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양의 김정일 위원장이 친서를 받고 오바마 대통령의 ‘성의’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것이 정책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입니다.

“친서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북한이 태도를 변할 리는 없고,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주고받는 선물이 클 때 진전이 있는 것이지, 친서라는 것은 상대방 국가 지도자에 예의를 갖추고 회담에서 성의를 기대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으로서는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 더 높일 수 있지 않았냐고 보여집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1994년 10월 미-북 제네바 합의가 타결되자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제네바 합의 이행을 다짐했습니다.

이어 지난 2007년 12월 조지 부시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친서에서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뿐만 아니라 6자회담 참가국 정상에게 모두 친서를 보냈습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