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치료약에 내성을 일으키는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늘고 있어 지원이 시급하다고 대북 의료지원 단체가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초 발표한 국제결핵통제보고서에서 북한 내 다제내성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크로싱' 영화 대사]

  • 준이 엄마: “준이야 많이 먹어라….(기침을 반복하는 준이 엄마). 이웃 아줌마: “ 생활총화를 하다가 쓰러졌습니다. 병원에 갔는데 영양실조로 결핵이 왔답니다.”
  • 준이: (죽은 엄마를 데려가는 사람들에게) “안됩니다. 우리 엄마 데려가지 마시요….(울부짖는 준이)…..

북한사회와 탈북자들의 실태를 그린 한국영화 ‘크로싱’의 한 장면을 듣고 계십니다.

임신 중 결핵에 걸린 아내의 약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가고, 보건소에서 무료로 약을 손쉽게 얻지만 북한의 아내는 약을 구하지 못한 채 영양실조로 숨지고 맙니다.

북한 내 결핵환자의 아픔을 생생하게 보여준 이 영화 속 이야기는 허구가 아니라 엄중한 현실이라고 유엔 기구들과 대북 인도주의단체들은 말합니다.

15년 동안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유진벨 재단은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늘고 있어 특별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재단의 스티븐 린튼 회장은 성명에서 다제내성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치료하지 않으면 매년 1명의 환자로 인해 10명에서 15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린튼 회장에 따르면 다제내성 결핵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의 가래 (객담)를 채취해 한국 등 외국에서 분석한 뒤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에게6개월치 약을 지원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발표한 2009 국제결핵 통제보고서에서 북한 내 다제내성 환자가 적어도 7천 명을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2007년 북한의 일반 결핵 유병률이 인구 10만 명 당 4백 41명으로 2006년의 5백 명 보다 줄어들었고 사망자 수도 1만 5천 4백 명으로 인구 10만 명 당 65명으로 낮아졌지만 다제내성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린튼 회장은 지난 방북 때 3백 명이었던 진료 환자가 이번에는 6백 명으로 늘었다며, 다음 방북 때는 환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린튼 회장은 북한 보건당국이 초기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지만 이젠 매우 적극적으로 다제내성 치료에 나서고 있다며, 지금이 지원의 적기라고 말했습니다.

WHO에 따르면 결핵은 서방국에서는 대부분 잊혀져 가는 병으로 미국에서는 2007년 현재 신규환자가 인구10만 명 당 3명, 사망률은 1명 미만이며, 한국은 10만 명 당 1백26 명, 사망자는 10만 명 당 10명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