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무기를 실은 수송기가 태국 당국에 억류된 사건이 앞으로 미-북 간 대화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당국의 제보에 따라 이뤄진 이번 일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 진행한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을 잘 보여준 사건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취재했습니다.  

태국에서 북한산 무기를 실은 수송기가 억류된 사건은 ‘대화와 제재는 별개’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씨는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화의 문은 열어 놓되 핵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제재를 계속한다는 정책을 견지해 왔다며, 이번 사건은 그 같은 정책 흐름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스 씨는 또 이번 사건이 앞으로 미-북 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처음부터 북한에 대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북 대화가 중단되거나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사건이 유엔의 대북 제재가 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를 보였습니다.

미첼 리스 씨는 미국이 태국 정부에 관련 정보를 사전에 알려 문제의 수송기를 억류한 것은 미 정보 당국이 올린 개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대북 제재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사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 씨는 “북한은 한 해 상당량의 무기를 수출하는데, 대부분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다”며 이번 일로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 다음 날 무기 수출에 나선 것은 그만큼 외화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탈북해 현재 워싱턴의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는 “무기는 북한의 최대 외화 수입원”이라며, 대북 제재로 인해 무기 수출이 상당히 감소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평균적으로 1년에 몇 억 불 정도 되겠죠, 1년에. 그런데 유엔의 대북 제재로 북한 자체적으로 위축되는 것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많은 (무기)북한의 거래자들이, 수송도 그렇고 은행 거래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민간단체인 국제위기감시그룹 서울사무소의 다니엘 핑크스톤 연구원도 김광진 씨와 같은 견해를 보였습니다.

북한산 무기를 실은 배와 항공기가 자꾸 차단되는 사태가 되풀이 되면 평양 당국이 아무리 무기를 팔려고 해도 구매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란 얘기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지난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채택한 이래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북한의 무기 수출 움직임을 차단했습니다.

우선 지난 6월 무기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화물선 ‘강남호’가 버마를 향해 가다가 미 구축함의 추적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어 8월에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이 북한제 무기를 실은 이란행 선박을 적발했습니다. 이어 이번에는 북한산 무기를 실은 수송기가 태국에서 억류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