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신종 A형 독감 치료제 50만 명 분이 오는 18일 육로로 북한에 전달됩니다. 한국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15일 신종 독감 치료제 50만 명 분을 18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한에 전달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순수한 인도적인 차원에서 타미플루 등 신종 플루 치료제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지원한다는 방침에 따라서 정부는 12월18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서 개성으로 치료제 등 지원물자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대북 인도 지원 물자 전달 등에 준용을 해왔던 남북적십자사의 구호물자 전달 절차에 따라서 북측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이번에 지원되는 치료제는 타미플루 40만 명 분과 타미플루 대체약인 리렌자 10만 명 분으로, 항온 유지를 위해 11t 냉장트럭 8대에 실려 북한에 전달됩니다.

천 대변인은 지원물자가 의약품인 점을 감안해 한국 측 의료진도 함께 방북해 복용 방법 등을 북측 의료진에게 설명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물론 이 타미플루라는 치료제와 리렌자라고 하는 이 약품에 대해서 우리가 전달하는 과정에서 복용 방법이나 이런 내용을 북측에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으로 의사가 포함되는 것으로 저희는 계획을 하고 있고, 북측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를 한 상태입니다.”

분배 투명성과 관련해서는 치료제를 전달한 뒤 북측으로부터 분배 내역을 문건으로 통보 받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치료제의 경우 병에 걸린 사람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용될 가능성이 낮아 최소한의 분배 내역만 요구하기로 했다”며 “물자를 전달한 뒤 며칠 안에 북한이 분배 내역서를 보내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초 보내기로 했던 10억원어치의 손 세정제는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북한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번 지원에 들어가는 예산은 운송비를 포함해 약 1백78억원으로, 전액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되며 현재 의결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0월 북측에 옥수수 1만 t 지원을 제의했으나 북측은 아직까지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종 독감 치료제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지원 의사를 밝힌 지 2일 만에 전격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한국 측의 지원 제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은 신종 독감이 빠르게 확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오는 18일 방북해 물자를 전달하거나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북한 내 신종 독감 실태를 파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종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고 확인한 지난 9일 북한 금강산 지역을 방문한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앞서 지난 달 25일에도 방문했는데 그 때와 달리 9일엔 마중 나온 주민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 당국도 신종 독감 예방에 상당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1월 25일에 갔을 때도 한 두 명은 열이 좀 있는 감기 걸린 듯한 주민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주민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는데도 미열이 있는 사람이 좀 있었어요. 얼굴이 벌겋게 된 사람도 있구요. 주민들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왔고 우리한테도 주민들 만날 때 마스크 해달라 요구했어요. 자체 내에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고 보여집니다.”

한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북한이 보유 중인 타미플루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월 지원한 3만3천 명 분량이 전부이고, 예방백신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