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경제 성장을 위해 ‘도이모이’로 불리는 개혁 개방에 나선 지 이 달로 23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빠른 속도의 성장을 이루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아 온 베트남은 이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베트남 현지 취재를 통해 베트남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과 성장의 원동력을 살펴보는 특별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베트남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회의 땅’으로 자리잡은 베트남에 한국 기업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에 따른 수익이 크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하노이 코리아 비즈니스센터 김원호 센터장의 말입니다.

“가령 제가 기업 한다고 할 적에 라오스에 투자하는 것 보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것이 돈을 더 많이 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죠. 순전히 비즈니스 차원에서 유망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김원호 센터장은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한국 기업들이 임금과 토지임대료가 오르고 규제가 강화되자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과거 섬유나 봉제 등 노동집약적인 분야에 집중했던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통신과 철강, 건설 등 첨단기술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분야로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김 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베트남 남부 붕따우 성 ‘푸미 제2공단’에 자리잡은 ‘포스코 베트남 냉연공장’은 그 같은 추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이 공장은 세계적인 철강기업인 한국의 포스코가 약 50만 평의 부지 위에 5억2천8백만 달러를 투자해 건설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설입니다.
 
이 공장의 핵심설비인 압연기가 빠른 속도로 돌아가면서 1분에 1천7백 미터 길이의 냉연강판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냉연강판은 자동차 차체와 가전제품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고급 철강재료입니다.

포스코 베트남 공장의 남식 대표는 포스코 베트남 공장이 연간 1백20만t의 고급 철강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식 대표는 철강산업은 고도의 기술과 대규모의 자본이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해외에 투자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산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투자를 결정한 것은 그 만큼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최근의 10여 년 간의 도이모이 정책 이후 베트남이 개방되고 전체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지속적으로 경제발전이 이뤄지고 있구요, 그와 동시에 철강 수요 증가율이 다른 곳보다 연 15%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편이고…”

남식 대표는 지금은 수출이 60%, 내수가 40% 정도지만 앞으로 내수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의 소매업체인 롯데쇼핑이 지난 해 12월 경제중심지 호치민 시에 베트남 최대의 쇼핑센터인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의 문을 연 것도 베트남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것입니다. 롯데쇼핑 베트남 법인 홍평규 대표의 말입니다.

“지금 시장 보고 들어온 게 아니고… 향후 소비성향도 높아지고 소비가 활성화되고 구매력이 늘고 소득이 올라갈 것이라는 가정 하에 지금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지 지금 당장을 보고 온 것은 절대 아니에요, 향후 5년 간은 적자 상태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그런가 하면, 처음부터 베트남 내수시장을 보고 진출한 한국의 대기업도 있습니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과 흥옌 등 두 곳에 공장을 갖고 있는 LG 전자는 냉장고와 에어콘 등 가전제품 부문에서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LG전자 베트남 법인 이재성 대표] “이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찾아내서 제품이나 마케팅에 반영하는 역할이 제일 크다고 봐 지는데 거기에 제일 주안점을 두고 있는 거죠.”

이재성 대표는 베트남에서 최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텔레비전의 경우 브라운관 TV에서 평판 TV로의 전환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건설과 에너지, 휴대전화, 관광지 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한국 대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노이 코리아 비즈니스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2천 개를 넘었습니다.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인 기업 4개 가운데 하나 꼴입니다.

또 한국 기업들이 고용한 근로자는 전체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일하는 베트남인 1백70만 명의4분의 1에 해당하는 40만 여명에 이릅니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베트남 경제에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포스코 베트남 공장의 남식 대표는 철강산업의 경우 관련 산업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친다면서, 포스코의 베트남 진출로 외국이 다른 많은 관련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철강재를 사용하는 수요산업, 예를 들어 가전회사나 자동차, 건축자재 등 모든 산업들이 철강 수요산업들이거든요. 그런 산업들이 소재 소싱이 (베트남에서) 가능하다면 (베트남에) 쉽게 진출할 수 있게 되죠.”

롯데쇼핑 베트남 법인의 홍평규 대표는 베트남의 유통업 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격 경쟁을 통해서 물가를 떨어뜨릴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물가는 떨어지게 돼 있어요. 두 번째는 선진화된 유통시설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줘서 국민들의 소비수준을 높일 수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베트남 유통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있구요”

이런 가운데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은 사업상 어려움도 없지 않다고 말합니다. LG 전자 베트남 법인의 이재성 대표는 아직도 사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도 사회주의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세금제도 라든가 이런 것들이 규정화가 많이 안돼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 세금 부과율이 올해 다르고 내년 다르고. WTO 가입했지만 하위 규정 등 아직 성문화가 많이 안 돼 있어요”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의 홍평규 대표도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 WTO에 가입함으로써 상당히 개방됐지만, 아직도 자국 산업과 업체를 고려하는 약간의 진입 장벽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포스코 베트남 공장의 남식 대표는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한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철강산업은)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고 가스를 사용하는 사업인데 그러한 인프라가 안 갖춰져 있어서 어려움이 많죠. 대부분 저희들 자체로 해결해야 하고, 또 한 가지, 고기능 고기술 고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한데 그런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은 앞으로 투자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베트남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는 것입니다.

포스코 베트남은 앞으로6억8천7백만 달러를 투자해 2단계 확장공사를 할 예정입니다.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의 홍 대표는 앞으로 점포 수를 5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트남이 아마 그래도 이머징 국가 중의 두드러진 투자국으로 적합하지 않느냐, 기회의 땅이다, 2008년 통계를 보면 베트남이 전세계 투자 1위국이예요. “

하노이 소재 코트라 코리아 비즈니스센터의 김원호 센터장은 베트남인들이 한국 기업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경제발전할 때 선진국 미국 일본 유럽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배운 것이 많습니다. 비즈니스 하는 방법이라든가 여러 가지 있는데, 똑 같은 겁니다. 한국이 여기 와서 일방적으로 시혜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비즈니스 하면서  자연적으로 베트남 사람들도 배우게 되는 거죠. 그 면이 우리가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도이모이’의 설계자 가운데 한 사람인 레 당 쯔웽 전 기획투자부 차관은 베트남이 한국으로부터 많은 좋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LG 전자와 현대, 삼성 같은 한국의 대기업들은 베트남의 경제발전을 위한 아주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쯔웽 박사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