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북 간 양자대화가 오는 8일로 예정된 가운데 미국은 이번 양자대화를 한 번으로 끝내려 한다고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또다른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양자대화에서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규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30일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계속 끌고 가려고 하지만 미국은 한번에 끝내려고 한다”며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는 이번에 방북해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고 나오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양자대화가 후속 장관급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아직 이르다”며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으로 들어가 비핵화에 성과를 거둔다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시 구체적인 6자회담 복귀시기를 밝히기로 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확인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보즈워스 특사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거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갈 가능성도 적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6자회담 보다 미국과 양자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쪽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것 같다”며 “평화체제 논의와 핵 군축을 통해 핵 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인데, 그렇다면 대화가 진전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북한 양측이 정상회담을 위한 막후접촉을 벌였다고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지난 8월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서울을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남북 간 접촉이 있었으며, 횟수가 적지 않았다”며 “접촉의 목표는 정상회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최근의 남북관계와 관련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적 움직임이 있으며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재개 움직임도 많이 있다”고 전하고, 북한 측의 신변안전과 재발방지 약속이 이뤄진다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핵과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를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경우의 핵심의제로 제시하면서 회담 장소는 서울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다소 진전된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 전문가들은 회담 전망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세종연구소 이상현 안보연구실장입니다.

“정상회담을 한다면 핵 문제가 첫 번째 어젠다가 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인데, 적어도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핵 문제 진전에 관한 북한 측의 성의 있는 의사 표명, 적어도 진정성 있게,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 정도의 약속이 전제되지 않으면, 정상회담은 힘들 것이라고 봅니다. 또 이명박 정부도 지금 임기가 있습니다. 지금 2년차, 3년차로 넘어가서, 3년차가 지나면 아마 정상회담도 굉장히 동력이 빠지는 이런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에 낙관하기는 좀 쉽지 않은 그런 상황 같습니다.” 
  
하지만 남북 양측이 의제 조율에서 합의점을 찾는다면 내년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