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효율성이 낮은 가전제품에 대한 현금보상 안을 곧 시행합니다.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가전제품을 구입할 경우 제품당 50~1백 달러의 현금을 지원해 주는 방식인데요. 가계 지출을 늘려 국내 수요를 회복시키겠다는 의도이지만 그 효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문) 미국 정부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군요. 절전형 가전제품의 구입을 권하고 있는 거죠?

답) 맞습니다. '에너지스타'라고 하는 표식이 부착된 제품을 구매하면 지불한 금액의 일부를 환불해 주겠다는 겁니다. 일반 제품보다 10~30%가량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제품에 붙이는 표시를 말하는데요. 이런 표시가 돼 있는 냉장고,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을 살 경우에 제품당 50~1백 달러의 현금을 되돌려 주겠다는 것이죠.

) 선례가 있죠? 미국 정부가 원래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않았습니까?

답) 예. 지난 여름 '캐시 포 클렁커'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였었죠. 중고차를 폐차하는 대신 연료 효율이 높은 신차를 구입할 때 대당 3천5백 달러에서 4천5백 달러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는데요. 파산의 어려움까지 겪었던 미국 자동차들을 측면 지원하고 또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실시됐었습니다.

)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의 성과가 비교적 좋게 나타나니까 그 대상을 가전제품으로까지 확대한 거군요.

답) 예.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으로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33만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거든요. 따라서 가전제품 현금 보상도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그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죠.

) 물론 정부는 그런 기대를 걸고 있지만 보조금 효과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 좀 회의적인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아요.

답) 예. 대부분의 경제정책에 찬반 논란이 있듯이 이번 현금 보상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제임스 해밀튼 교수는 미국인들이 더 부유해지려면 중고제품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고 가정하는 것 같지만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내수 진작을 위한 단순 현금 지원에는 반대다, 그런 입장 같군요. 가전업계는 어떤 반응인가요?

답) 현금지원 프로그램을 일단은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만 정책을 시행하는 시기가 문제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시행 시기가 늦춰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연히 소비자들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제품 구매를 미루지 않겠습니까? 그럴 경우 오히려 즉각적인 매출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가전업계 종사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뉴저지주 리지필드 시에서 대형 가전제품 매장을 운영하는 한국계 오세풍 씨의 설명입니다.

"정부에서 가전제품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1백불, 2백불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치유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임시로 수요가 조금 좋아질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에 기대를 안 합니다."

) 일시적인 유인책에는 별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얘기 같군요. 하지만 비판만 있는 건 아닐 텐데요, 다른 입장도 소개해 주시죠.

답) 완전히 긍정적인 결과를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취지에는 동의한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미국 트리니티 웨스턴 대학 경제학과의 유성민 교수는 이런 의견을 밝혔습니다.

 "현재 수요를 진작시키면서 미래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죠. 그러나 미래에 경기 회복이 되면 수요가 전체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미래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실시하는 정책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 예, 전반적인 경기가 나아지면서 결국 수요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전망이군요. 자, 다시 가전제품 현금 보상 정책과 관련해서요, 앞서 시행 시기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하셨죠? 바로 실시되는 게 아닌가 보네요.

답) 그 부분이 좀 문제입니다. 미국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7천8백70억 달러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벌써 거의 열 달 전 일인데요) 그렇죠. 하지만 가전제품 현금 보상안은 연방 정부가 아니라 주 정부가 운용한다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곧바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경기부양 예산에서 3억 달러를 배정해 놓고 있긴 하지만요.

) 각 주 마다 시행세칙을 마련해 다시 연방 정부의 승인을 받으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군요. 그럼 언제부터 시작될까요?

답) 캘리포니아 주는 내년 3월에나 시행할 예정이구요. 뉴욕 주는 2월, 일리노이 주는 1월이나 4월쯤으로 계획돼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막연히 내년 봄이라고만 명시돼 있구요.

) 각 주마다 수요라든지 여러 가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액도 차이가 나겠죠?

답) 물론입니다.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액을 들여다 보면요. 캘리포니아 주에 3천5백만 달러, 버지니아 주에 7백50만 달러, 매릴랜드 주 5백 40만 달러, 그리고 워싱턴 DC에 56만 8천 달러가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확한 지원 요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요.

진행자: 올해 미국에서 가전제품 판매량이 지난 해보다 12%가 줄었다고 합니다. 3년 연속 판매 하락세라고 하는데요. 이번 가전제품 현금지원 프로그램이 그런 추세를 바꿔 놓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