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최근 들어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여러 방면에서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어제(25일) 평양을 방문 중인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양국 관계의 소중함을 강조했는데요, 양국은 또 나진항을 중계무역과 수출가공이 가능한 물류기지로 합작 개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어제 북한을 방문 중인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을 만났지요. 먼저 그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답) 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어제 평양에서 북한을 방문 중인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 일행을 만났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양국의 우호관계는 깨뜨릴 수 없는 것이며, 양국 관계의 전면적인 협력 강화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두 나라 우호관계 발전을 위해 교류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안부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한 뒤, 양국의 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중국 정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량광례 국방부장은 지난 22일 평양에 도착한 뒤 열린 환영식에서 지구상의 그 어떤 군대도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동맹관계를 훼손하지 못할 것이며, 두 나라 관계는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어제 면담에 북한 쪽에서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외에, 북한의 대미 핵 협상을 총괄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도 배석했습니다.

앞서 중국 국방부장은 2000년 이후 이번까지 모두 세 차례 북한을 방문했고,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10월 방북한 당시 츠하오텐 국방부장은 면담했지만, 2006년 4월 차오강촨 국방부장은 만나지 않았었습니다.

) 2006년 당시에는 중국 국방부장을 만나지 않았던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에 량광례 국방부장을 면담한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답) 올해 중국 국방부장이 북한을 방문한 2006년과 올해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2006년 4월 방북한 차오강촨 중국 국방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이는 2005년 말 북한의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계좌에 대해 미국이 금융제재를 가할 때 중국이 사실상 묵인한 것에 대해 북한이 불만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올해도 북한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5월 2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고 중국도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북-중 관계는 3년 전 상당히 껄끄러웠던 것과 견주어 올해 수교 60주년과 '북-중 우호의 해'를 맞고 지난 달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등을 계기로 과거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처럼 더욱 밀착되고 있는 북-중 관계는 김정일 위원장이 3년 만에 방북한 중국 국방 국방부장을 직접 만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 올해 초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북-중 관계가 껄끄러워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최근에 보면 북-중 고위급 인사들의 상호 왕래가 오히려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 같습니다.

답) 네. 최근 북-중 관계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가까워진 것은 두 나라 지도부의 왕래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는데요, 중국은 북한이 지난 5월 2차 핵실험을 한 뒤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6월초 예정했던 천즈리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북-중 관계가 냉각된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 6월 김영춘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이후 질병 치료를 위해 중국을 찾는 등 북-중 지도부의 긴밀한 왕래는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중국 쪽에서는 지난 9월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후진타오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고, 이어 10월 초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한 달여 만에 량광례 국방부장이 방북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이후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왕래도 활발해졌는데요, 지난 달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잇달아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최태복 당 비서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면담했습니다. 이어 김정각 북한 국방위원은 지난 17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면담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초청해 놓은 가운데, 지난 2006년 1월 중국 방문 이후 해외 방문에 나서지 않고 있는 김 위원장이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화제를 바꿔보죠. 북한과 중국이 나진항을 중계무역과 보세, 수출가공이 가능한 국제 물류기지로 합작 개발키로 했다는데, 자세한 내용 전해 주시죠.

답)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지린성 정부 발전연구센터의 리우시밍 거시경제처장은 최근 북한 나진항을 중계 무역과 수출 가공, 보세 물류 등 국제 교역 단지로 합작 개발키로 합의했다고 이곳 언론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나진항 물류기지 개발 프로젝트는 이미 북한은 물론 중국 중앙정부의 승인이 난 상태이고, 중국은 나진항을 물류기지로 개발하기 위해 중국 접경지역인 북한의 원정에서 나진까지 폭 9미터의 4차로 도로를 개설하는 한편, 나진항 기존 부두의 보수 및 확장과 4번 부두 신축에 북한과 합의했다고 리우시밍 처장은 밝혔습니다. 앞서 중국 다롄에 있는 창리 그룹은 지난달 훈춘과 나진을 잇는 도로 개설을 조건으로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북한으로부터 받아냈습니다.

) 나진항을 물류기지로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은 중국 쪽이 부담하나요?

답) 네. 나진항 개발을 위한 자금은 중국 쪽이 조달할 계획인데요, 구체적인 개발 소요 자금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중국 쪽은 이를 위해 외자 유치도 맡아 추진하고 있는데요, 리우시밍 지린성 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처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전세계에 퍼져 있는 중국계 상인 모임인 세계화상연합회와 미국의 한 그룹이 이미 나진항 개발과 관련해 지린성 정부와 투자 협약을 체결했고, 투자 규모는 30억 위안 정도입니다.

) 중국이 북한과 함께 나진항을 국제 물류기지로 합작 개발키로 한 배경은 뭔가요?

답) 중국이 나진항 확보에 공을 들이는 데는 나진항을 통해 동해에 진출할 수 있는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나진항을 국제 물류기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동북아시아권의 물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국무원이 지난 17일 북한 접경 도시들인 창춘과 지린, 투먼 일대를 동북아시아 물류 전진 기지로 개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창춘-지린-투먼 개방 선도구 개발 사업'을 정식 승인함으로써, 중국의 북한 나진항 개발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인데요,

중국 쪽에서는 '창춘-지린-투먼 개방 선도구 개발 사업'의 성공하기 위한 관건으로 북한의 나진항이나 청진항을 통해 동해에 진출하는 것을 꼽아 왔고, 실제 지린성의 한창푸 성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이틀 동안 북한 함경북도와 나진 선봉시를 방문해 나진항 부두의 합작 개발을 위한 구체적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