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재선에 성공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19일 취임선서를 마친 가운데 아프간 국민은 내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빈곤과 실업을 꼽았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지속된 내전 기간 중 강제 이주와 감금, 고문 등에 시달렸던 아프간 국민들은 평화에 대한 강렬한 희망을 나타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1978년 친 소련 세력의 쿠데타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내전이 30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이슬람 단체인 탈레반의 무장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국민은 빈곤과 실업을 내전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고요?

답)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이 아프간 성인남녀 7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18일 공개했는데요. '전쟁의 대가, 아프간 갈등의 경험, 1978~ 2009'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빈곤과 실업을 전쟁 발생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48%는 부패와 정부의 비효율성을 전쟁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문) 전문가들도 일반적으로 가난과 무력투쟁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 산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 RUSI의 말콤 차머 교수는 특히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부패한 관료에 의해 악화된 빈부 격차가 무력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머 교수는 "아프간 정부의 장관들을 비롯한 몇몇  인물들은 현재 진행되는 내전을 악용하고 국제 구호자원을 빼돌리며, 마약을 거래해 상당한 부를 축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머 교수는 이에 반해 대부분의 아프간 국민은 내전 기간 동안 별로 이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지난 2001년부터 아프간 전역에서 게릴라전과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국민이 탈레반을 내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은 점이 흥미로운데요?

답) 탈레반 뿐 아니라 아프간 전쟁에 개입한 여러 당사측이 이번 조사에서 전쟁의 원인으로는 지목되었습니다. 응답자의 36%가 탈레반을 전쟁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고요, 25%는 다른 나라들, 18%는 알-카에다, 18%는 다국적군을 지목했습니다. 이 같은 배경으로 '왕립합동군사연구소' RUSI의 말콤 차머 교수는 "지난 30년간 계속된 내전은 여러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됐으며, 탈레반 보다 더 심하게 국민 개개인에  불이익을 끼친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머 교수는 "특정 시기를 놓고 볼 때 군벌이나 정부 관료들이 국민에게  해를 끼치기도 했기 때문에, 국민은 현재 고난의 책임을 여러 다른 세력에 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러면, 아프간 국민이 30여 년의 내전 중 어떤 고난을 당했는지 궁금한데요.

답) 예.응답자들의 76%는 1979년 이후 강제이주를 당했고요, 13%는 투옥당한 경험이 있으며, 21%는 고문을 당했습니다. 43%는 내전 중 소유한 물건들이 파괴 됐다고 밝혔는데요. 이 같은 고난에 견디다 못해 응답자의 82%는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오랫동안 전쟁에 시달린 아프간 국민들이 빨리 평화가 찾아오길 애타게 바라고 있을 것 같은데요.

답) 옥스팜은 설문조사에 응한 아프간 인들 모두가 평화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나타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평화는 단순한 무력 충돌의 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고 옥스팜은 설명했습니다. 기본적인 인권이 존중되고 빈곤이 경감되며, 효율적이고 신뢰 가는 정부가 세워져 보건과 교육 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옥스팜의 마이클 베일리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That analysis by Afghans them..

베일리 씨는 "이번 설문 조사를 통해 아프간 인들이 스스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마디로 아프가니스탄에 평화와 안정이 오려면 일반 국민의 일상생활이 나아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옥스팜이 일반 국민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아프간 정부에 어떤 조언을 하고 있습니까?

답) 부패 척결을 가장 큰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최근 국제투명성 기구조사에서는 아프간이 소말리아다음으로 가장 부패한 국가로 지목되었습니다.  옥스팜은 아프간 정부가 부패를 척결하고 법 질서를 확립하며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공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옥스팜은 또 경찰조직과 사법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현재 내전을 벌이고 있는 반군과 정부군 양측은 무엇보다 민간인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옥스팜은 지적했습니다.

문) 아프간 정세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답) 단순히 아프가니스탄에 원조량을 늘릴 것이 아니라, 국가 전반에 걸쳐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건 및 개발 활동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것을 옥스팜은 촉구했습니다. 또 아프간 정부의 부패와 범죄 척결 노력을 국제사회가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조은정 기자와 함께 30년간 그치지 않고 있는 내전에 대한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평가와 개선 방안에 대해 알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