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과거 영국으로부터 이뤄진 아동 이민자들에 대한 학대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 했습니다. 영국 정부도 조만간 사과할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당시 이뤄진 '아동 이민'이 무엇이고, 호주 정부가 왜 이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 알아봅니다.

) 호주 총리가 '아동 이민'문제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요?

답)네,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는 지난 16일 호주 의회에서 영국으로부터의 '아동 이민' 학대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러드 총리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케빈 러드 총리는 어린아이들이 부모 품을 벗어나 학대와 고초를 겪은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 호주 총리가 여러 차례 'SORRY-미안하다'는 단어를 쓰면서  사과를 하는 게 상당히 인상적인데요. 과거의 '아동 이민'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겁니까

답)'아동 이민'은 말 그대로 어린아이들이 모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간다는 뜻인데요. 여기서는 영국 정부가 어린 아이들을 반강제로 호주에 보낸 것을 의미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영국은 1947년부터 20년 간 호주에 7천 여명의 어린 아이를 이주시켰는데요, 그런데 이 어린아이들이 반강제로 영국을 떠난 것은 물론이고 호주 현지에서도 노동에 시달리는 등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 어린 아이들이 갑자기 부모 품에서 떨어져 낯 설고 물 설은 곳으로 이민을 갔다니 생각만해도 끔직한데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겁니까?

답)전문가들은 '아동 이민'이 영국과 호주가 서로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여서 영국사회는 전쟁 고아와 미혼모 자녀가 많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영국 정부는 이들을 돌 볼 예산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호주는 '백호주의'라고 해서 백인 이민자만 받아들이는 정책을 펴고 있었습니다. 이런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 7천 여명의 영국 어린아이들이 호주로 보내졌는데요, 이 중에는 3살배기 아기도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 영국이 아동을 외국에 보낸 데는 뭔가 명분이 있었을 텐데요?

답)영국은 과거 '대영제국'을 건설하면서 호주,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영국은 1618년부터 1970년대까지 '보다 나은 삶의 기회를 준다'는 명분 아래 총 13만 명의 어린이를 외국에 보냈다고 합니다. 역사학자인 영국 랭커스터대학 스티븐 컨스틴타인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컨스틴타인 교수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영국이 고아와 가난한 가정 출신 어린이들을 식민지인 호주와 캐나다 등지에 보낸 것은 흔히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로 보내진 어린아이들이 현지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궁금한데요?

답)호주의 경우 어린아이들이 상당히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대개 현지 고아원에 맡겨졌는데요. 이들은 고아원에 수용된 채 강제로 농사를 짓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폭력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또 고아원 당국은 어린아이들의 가족 기록을 없애버려, 이들이 성장한 다음에도 자신의 부모 형제를 찾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게 벌써 반세기 전에 벌어진 일이니까, 피해자 대부분이  이미 노인이 됐을 것 같은데요. 혹시 호주 총리의 사과에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보도된 것이 있나요?

답)네, 호주 총리가 사과를 한 바로 그날 호주 의회에는 '아동 이민' 출신 이민자 1천 여명이 총리가 사과하는 장면을 지켜봤는데요.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이들은 총리가 사과를 하는 동안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군요. 그런데 호주 총리의 사과와는 별도로 영국 정부도 사과를 할 방침이라구요?

답)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도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이미 의회에 진상위원회를 만들어 피해자들의 증언을 수집하고 있는데요.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진상조사가 끝나면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록 늦기는 했지만 호주 정부가 사과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호주 정부가 '아동 이민'에 대해 사과한 배경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