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에 나선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18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내일 (19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 핵 문제와 미-한 자유무역협정 FTA 비준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조율할 예정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와 전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18일 저녁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 등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오전 한국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미-한 정상회담은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6월 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두 정상은 우선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미-북 양자대화를 앞두고 북 핵 폐기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제안한 북 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에 대해 긴밀한 의견 교환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미-북 대화를 앞두고 그랜드 바겐에 대해 미-한 간에 이견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당국자는 "정상 간 회담인 만큼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하기 보단 큰 틀에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12월 초로 예상되는 미-북 대화 역시 한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미-한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미-한 동맹을 위한 공동비전'을 보다 구체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우산 등을 제공해 위협을 없앤다는 '확장 억지' 개념이 공동비전에 명문화돼 있는 만큼 견고한 미-한 동맹을 과시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외교안보연구원 최강 교수는 전망했습니다.

"지난 번에 마련한 비전을 더욱 구체화시키면서 행동계획을 짜 나가도록 합의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한다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고, 그 동안에 미-한 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여졌던 부분들이 다 해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한 동맹 강화는 결국)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관여와 그 개입이 앞으로 계속될 거란 점에서 동아시아 전략의 새로운 출발이라고 볼 수도 있구요."

한국 통일연구원 박영호 선임연구위원은 "미-한 간 긴밀한 공조를 토대로 북 핵 문제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미-북 관계 진전도 힘들다는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서울을 통하지 않고는 워싱턴으로 접근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함으로써 한국을 배제한 미-북 양자 간의 문제 해결은 실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이 남북관계를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앞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그런 제스처를 남한에 대해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미-한 FTA 진전 방안도 핵심 의제 중 하나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조속한 비준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선언적 의미 이상의 진전된 언급을 해주기를 한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11월 이전에 미-한 FTA가 비준 절차를 마치지 않으면 미 의회에서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한 정부가 FTA에 서명한 지 2년이 지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발효돼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 정부가 FTA 문제와 관련해 성의 있는 입장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한 FTA 문제에 있어서 큰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한국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위기입니다.

한국국제정치학회 함택영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미-한 FTA에 관한 미 행정부의 기본입장을 되풀이하면서 FTA 내용 가운데 자동차와 쇠고기 부문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북 핵 문제와 달리 FTA 비준 문제는 미-한 정부 간에 온도차가 커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FTA 비준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가장 민감한 의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노력한다는 양국 정상의 구두 메시지 정도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조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담에선 그러나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나 아프간 파병 문제는 언급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이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한 뒤, 주한미군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양국 정상이 1년에 3차례나 만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양국 관계가 그만큼 긴밀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실무선에서 조율하는 일이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