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쌀 40만t과 비료 30만t 규모에 해당하는 대북 지원 금액을 책정했습니다. 이 같은 방침은 미-북 대화를 계기로 북 핵 문제가 진전될 경우 남북 간 협력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통일부가 13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사용계획’에 따르면 당국 차원의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에 남북협력기금 6천1백60억원이 배정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쌀 40만t과 비료 30만t을 지원할 수 있는 액수로, 국제 곡물 가격 하락으로 올해 예산보다 14% 가량 줄어들었다고 한국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내년 대북 인도적 지원 규모는) 올해 예산안에 반영한 수치와 같습니다. 각각 비료 2천6백32억원, 식량이 3천5백28억원으로 모두 합쳐 6천1백60억원입니다.”

한국 정부는 또 민간단체를 통한 지원과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에 각각 올해와 같은 1백80억원과 2백50억원을 쓰기로 했습니다.

북한 영유아 지원과 보건의료협력 분야에는 올해 예산보다 20%가 늘어난 4백 90억원을 배정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내년도 대북 인도적 지원 예산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남북관계와 상관없이 인도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정부 방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남북경협 무상지원에 올해보다 17%가 늘어난 1천4백억원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중 개성공단 관련 사업에는 올해보다 32% 늘어난 8백 70억원이 책정됐습니다.

남북 간 경제협력은 북 핵 진전과 경제적 타당성, 국민적 합의 등을 고려해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내년에 얼마나 집행될지는 남북관계 진전에 달려 있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사회문화 교류 사업에 올해보다 1억원 가량 늘어난 88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며, 이산가족 교류 지원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 중 경수로 관련 사업비를 제외한 순수 사업비는 올해와 비슷한 약 1조1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북 핵 문제 진전 등 앞으로 남북 간 협력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경협, 사회문화 교류사업 등 현재 남북관계의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판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올해 규모의 남북협력기금 운용계획은 필요하다고 통일부가 판단을 했고, 예산 당국과도 그런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 핵 문제가 진전될 경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지렛대로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악화로 경협 사업과 인도적 지원 사업이 중단되면서 지난 9월 말까지 올해 책정된 남북협력기금의 5% 밖에 쓰지 못했습니다.

이 가운데 남북경협과 관련해서는 올해 사업비 중 17%만이 실제 집행됐고 인도적 지원의 경우 올해 사업비의 1%도 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탈북자 입국 증가 추세를 감안해 내년도 탈북자 지원 분야에 남북협력기금을 제외한 일반 예산 중 70%인 8백7억원을 책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