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상징이었던 독일 베를린의 장벽이 붕괴된 지 9일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베를린 장벽의 수립과 붕괴 배경, 이후의 변화 등을 살펴보는 특집방송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헝가리와 폴란드에서 공산주의가 무너진 데 따른 파장을 전해드립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면서 그 해 헝가리에서도 철의 장막이 걷혔습니다. 헝가리 정부가 베를린 장벽 붕괴 열흘 뒤인 8월19일 서부 국경을 개방하자 석 달 여 전 헝가리로 갔던 수백 명의 동독인들이 오스트리아로 넘어갔습니다.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 국민들이 총살과 국경 지역 지뢰 밭에서 목숨을 잃을 위험 없이 서방세계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소규모 자영업자인 졸트 쳬르하미 씨는 티셔츠와 컵, 펜, 그리고 미장원 앞치마 등에 사인과 로고를 인쇄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쳬르하미 씨는 과거 헝가리 공산 정부 시절 대규모 산업단지 내 한 건물을 사서 입주해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쳬르하미 씨는 넓은 관점에서 보면 대규모 산업단지가 파산한 것은 안된 일이라면서,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가격에 가게를 사서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잘 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쳬르하미 씨는 인쇄기기와 출판에 대한 개인 소유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공산주의 체제였다면 지금처럼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산주의가 몰락하자 헝가리에서는 자유가 봇물 터지듯 밀려들었습니다. 헝가리인들은 단일정당이 아닌 복수정당에 투표하고,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즐기며, 개인재산을 소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공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헝가리인 5명 중 1명만이 1989년 이래 헝가리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6%는 공산주의 붕괴 이후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전직 국경경비 요원인 줄리아 셰매릭 씨는 헝가리가 얻은 자유를 환영하지만, 공산주의 몰락 이후 헝가리인들의 삶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득 찼다고 말합니다.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삶이 더 악화됐고, 헝가리인들이 기대하던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철의 장막이 무너졌을 당시52살이었던 솔탄 레즈냑 씨는 부다페스트의 한 대형 
방직공장에서 기계 정비조립공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골수 공산주의자인 레즈냑 씨는 
공산주의 시절의 안정이 그립다고 말합니다. 헝가리에 자유가 찾아왔지만 집 없는 
사람들과 실직자들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헝가리에서는 더 이상 하루 8시간 노동에 8시간 오락, 그리고 8시간 
휴식 제도를 찾아볼 수 없다고 레즈냑 씨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그대신 12시간, 14시간, 또는 16시간씩 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헝가리의 실직자 수는 60만 명에 이릅니다.

 한편 이웃 폴란드에서는 20년 전 공산주의가 몰락하기 이전 10년 가까이 자유노조의 시위가 계속됐습니다.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의 레닌조선소에서 시작된 자유노조는 지금 20년 전 1천만 명이었던데 비해 훨씬 적은 2백만 명이 노조원으로 가입돼 있습니다.

많은 폴란드 사람들은 자유노조가 자체 성공의 희생자가 됐다고 말합니다. 루드윅 프라드진스키 씨의 말입니다.

프라드진스키 씨는 조선소의 상황이 과거에 비해 안정적이지 않다며, 자신은 34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해직의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단스크 근처의 조선소 2곳이 이미 폐쇄됐고, 그단스크 시설도 우크라이나 투자가가 소유주로 있습니다. 또 조선소의 소장은 불가리아인이며 직원들과 노동자들은 한국과 베트남, 우크라이나 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프라드진스키 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폴란드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을 부추긴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육체 노동자들의 임금이 아주 낮고 공정하지 않으며,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조선소는 계속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공산주의 붕괴를 위해 투쟁했지만 그 결과 일자리를 잃게 된 폴란드의 일부 노동자들은 비통함을 표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자유노조 운동에 참여해 전체주의 정부를 무너뜨린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웃트로: 베를린 장벽 20주년을 맞아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내드리는 특집방송, 내일은 네 번째 순서로 소련 연방 붕괴 이후 약화된 러시아의 위상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