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북 간 첫 양자대화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워싱턴의 한 민간연구소가 대북 협상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확인한 후 포괄적 합의를 추구하라'는 등 미국 정부에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념해야 할 사안들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주요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협상에서 성공하려면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확인한 후 포괄적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신미국안보센터 (CNAS)는 9일 발표한 '대북 협상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아브라함 덴마크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은 지난 20년 간 북한과 몇 차례 핵 협상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 성공하려면 8가지 걸림돌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덴마크 연구원에 따르면 대북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이 진정 핵을 포기할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먼저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확인한 후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덴마크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북 안전보장과 국교 수립 등 모든 현안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포괄적인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덴마크 연구원은 또 핵 검증 등 어려운 문제를 협상 초기에 다룰 것을 충고했습니다. 쉬운 문제를 먼저 풀고 어려운 문제는 나중에 처리하는 지금까지의 협상 방식은 핵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걸림돌은 북한이 미국 측의 양보를 끌어낼 목적으로 제한적인 합의를 하는 것입니다. 덴마크 연구원은 북한의 이 같은 협상 전술에 말려들지 말고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네 번째는 현실적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지렛대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덴마크 연구원은 이에 대해 6자 회담이라는 다자 틀과 남북관계 같은 양자관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충고했습니다.

다섯 번째로 덴마크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보다 높은 고위급 인사와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 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이 핵 문제를 좌우하는 것을 감안할 때 힘을 가진 실권자와 협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여섯 번째로 대북 협상이 성공하려면 미 의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덴마크 연구원은 충고했습니다. 의회는 예산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행하려면 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란 얘기입니다.

일곱 번째로 협상과 합의 못지 않게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지난 1994년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는 협상은 잘 됐지만 이후 합의 이행에 실패한 경우입니다. 이 같은 실패를 막기 위해서는 합의 이행을 전담할 실무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덴마크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덴마크 연구원은 미-북 양국이 논의한 내용과 합의 한 내용을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합의 내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미국안보센터는 오바마 행정부와 가까운 민간단체로, 이번 보고서는 지난 석 달 간 미국과 한국에서 50 여명의 전현직 관료와 전문가들과의 면담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