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발생한 남북한 서해교전에 대해 일부에서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에 국한된 전술적 대남 도발이거나 단순 사고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보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에서의 남북 충돌을 활용해 미국에 어떤 뜻을 보내려 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If they wanted to send a signal..."

북한이 미국에 신호를 보내고 싶었다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미국을 직접 겨냥한 성명이나 논평을 발표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미국 정부 역시 서해 북한한계선 문제를 미국이 직접 관련된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는 게 클링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따라서 이번 서해교전은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해상경계선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기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미국 해군대학의 조너던 폴락 교수는 남북한 군사관계가 정상화 되지 않을 경우 잠재적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이번 서해교전으로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폴락 교수 역시 북한이 대단한 전략적 의도를 갖고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Unless we see it as..."

이번과 같은 서해교전이 앞으로 계속 반복된다면 결론이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한반도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도발했다기 보다는 국지적 충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폴락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비록 서해 북방한계선을 인정하지 않지만 인근 수역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던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이번에 의도적으로 사건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뉴욕의 민간 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이번 교전은 우발적인 사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There has been no buildup to this..."

이번 사건이 있기까지 서해 북방한계선과 관련한 북한의 대남 선전과 위협이 고조되지 않았고, 남북한 간의 최근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남북한 양측에  심각한 파장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분쟁과 관련해 차분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북한이 서해에서 긴장 고조로 간주될 만한 추가 행동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깁스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비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자세한 내용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한편 미국 언론도 남북한 서해교전을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

`CNN 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이번 교전이 발생했다면서도, 한국 측이 이번 사건을 북측의 의도적인 도발 행위로 판단하고 있지 않다는 미국 관리의 말을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며칠 앞두고 발생한 이번 서해교전이 한반도의 불안정한 상황을 일깨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분석과 함께 북한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만큼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깨려는 의도는 없는 것 같다는 분석을 대비해 실었습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평양에 보내기로 결정한 뒤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남북한이 50년이 넘도록 해상분계선을 둘러싼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