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그동안 정기적으로 공개해 오던 북한과의 무역통계를 더 이상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은 이미 두 달째 대북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과의 무역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구요?

답) 네, 중국의 세관 격인 해관총서는 그동안 자체 ‘해관 통계’라는 제목의 소식지를 통해 월이나 분기별 수출입 통계자료를 발표하면서 여기에 북한과의 항목별 수출입 통계도 넣어 구체적으로 공개해 왔는데요, 하지만 지난 8월과 9월분 대북 무역통계 자료를 연속해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해관총서는 지난 달 10월 26일 발표한 수출입 통계자료에서 대북 무역통계 자료를 넣지 않은 대신, 기존에 없었던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다른 아시아국가’라는 별도의 항목에 석탄과 원유, 석유제품, 곡물 관련 통계를 넣어, 이를 통해 북한과의 교역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습니다. 해관 총서는 앞서 지난 9월 수출입 통계자료에서도 북한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문) 해관총서 외에 중국 정부 내 다른 부처들도 북한과의 교역통계 공개를 중단했나요?

답) 네. 중국의 무역업무를 주관하는 상무부도 대북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무부도 그동안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과의 교역 현황을 정기적으로 발표해 왔는데요, 그동안 ‘아시아 국가와의 무역통계’라는 제목의 통계자료에서 북한과의 수출입 총액을 발표했지만, 지난 9월분 통계에서는 북한과의 무역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문)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대북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인가요?

답) 그에 대해 중국 상무부나 해관총서는 아직까지 공식 논평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과의 항목별 구체적인 수출입 통계를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확한 대외무역 통계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데다 북-중 간 직,간접적 교역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쪽이 발표해 온 대북 무역통계는 북한의 대외 교역 및 북-중 간 교역 규모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통로가 돼 왔는데요, 중국 정부가 앞으로 계속해서 대북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중국과 북한 간 정확한 무역 통계를 파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입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과의 무역통계를 갑자기 공개하지 않기로 한 배경이 뭔지 궁금한데요.

답) 중국 정부는 북한과의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이유에 대해 아직 논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언제 다시 대북 무역통계를 공개할지에 대해서도 공식 설명이 없습니다. 지난 달 해관총서가 대북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중국 정부 일각에서는 기술적 오류라는 해명이 나왔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지난달 초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북-중 경제협력 협정을 맺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뒤 경제 및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다시 강화되고 있는 시점과 맞물리는 것인데요, 특히 중국도 동참하는 유엔 차원의 대북 경제 제재가 진행되는 도중에 중국은 북한과의 경제협력 강화와 무상원조 제공을 하는 것에 대한 외국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며 대북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중국의 대북 무역통계 비공개 조치에는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북한 쪽의 요청도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러면, 다른 나라들은 개별적으로 중국 측에 대북 교역자료를 요청하고 있나요?

답) 네, 중국 정부가 북한을 포함한 일부 특정 국가와의 무역통계를 공식 공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일부 국가들은 중국 정부 쪽에 별도 자료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일부 국가는 중국 정부가 특정 국가와의 교역 규모를 숨기는 것이 세계무역기구의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닌지를 문의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이곳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문)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 해 북-중 간 무역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답) 지난 해 북한은 전통적인 최대 교역국가인 중국과의 교역에서 7억5천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수출했고, 20억3천만 달러어치를 수입하며, 중국과의 무역규모와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연탄과 석탄 수출은 지난 해에 견주어 크게 늘었는데요, 상반기 북한의 대 중국 수출 가운데 석탄은 전체의 68%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2003년 32.7%에서 지난 해에는 무려 73%로 크게 올랐습니다. 올해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북한에 대한 유엔 차원의 경제 제재로 북한의 대외무역은 지난 해 보다 위축될 것으로 보이고, 그럴수록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의 대북 경제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