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일)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 간 교전에 대해 한국 내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이 한국 측에 피해를 입히기 위한 무력도발이라기보다는 미-북 대화를 앞두고 미국 정부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 의도와 앞으로의 전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10일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교전을 일으킨 배경으로, 이르면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을 염두에 둔 의도적 도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국방대학교 최종철 안보문제연구소장은 “미-북 대화를 앞두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필요성을 미국 측에 제기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방한도 있고 북-미 정상회담도 거론되고.북-미 양자회담이 강력하게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고 싶은 것이죠.,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해서 북-미 간에도 한반도 평화협정 같은 게 필요하다라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싶은 거겠죠.”

또 남북 간에 가장 민감한 군사적 도발을 수단으로 택했다는 점에서 한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꾀하기 위한 압박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지난 8월 북한 특사 조의사절단 방남 이후 한국 정부에 유화 제스처를 펴온 북한으로선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불만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난 등으로 수 개월째 미국과 한국 정부를 향해 평화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무력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은 만큼 북한 내 지휘체계 혼란에 따른 우발적 사고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영호 선임연구위원입니다.

“올해 식량 사정이 좋은 편도 아니고 대북 제재에 따라 과거보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국제 거래도 차단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북한입장으로선 의도적으로 긴장국면을 조성해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어 가려고 하기 보다는 긴장 조성을 위해 도발했다고 보긴 무리가 있지요. 오히려 ‘너무 미온적으로 나오지 말고 적극적으로 협상해가자’고 하는 편이 더 타당할 것 같은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교전으로 지난 8월부터 이어져 온 북한의 대미, 대남 유화공세가 강공 기조로 바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방연구원 김태우 위원장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유화 공세는 지속될 거라 보고요, 핵 대화를 위한 모멘텀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봅니다. 이번 사건이 북한이 미국하고 대화하는 분야 또는 남한에 대해서 ‘경협을 확대하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자’ 소위 이런 일련의 대남 화해의 제스처 이런 것들은 큰 그림에서 지속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지속될 것이다 그렇게 봅니다.”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이는 미-북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오는 19일 있을 미-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대북 공조가 더 견고해 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10일 오후 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남측의 사죄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후속 대응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교전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로 일어난 남북 해상교전이었단 점을 감안할 때 미-북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