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영변 핵 시설 내 폐연료봉 8천 개를 재처리 했다는 북한의 발표를 미-북 직접대화를 노린 ‘협상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가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미국 내 전문가들의 시각을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또다시 미국을 겨냥해 핵 카드를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3일 관영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폐연료봉 8천 개를 재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8천 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8월 말까지 성과적으로 끝냈다. 추출된 플루토늄을 조선의 핵 억제력 강화를 위해 무기화 하는 데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이룩되었다.”

미 서부 몬트레이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신성택 박사는 2차례나 핵실험을 한 북한의 기술적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북한 당국이 실제로 폐연료봉을 재처리 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도 폐연료봉을 재처리 하는 팀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재처리만 하는 사람들이니까, 재처리도 하고 핵무기도 만들었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표를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노린 ‘협상용 카드’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크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잇따른 유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호응하지 않자 ‘핵 카드’로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해 재처리를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재처리를 했을 것이라고 미 의회 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래리 닉쉬 박사는 또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발표가 현안인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닉쉬 박사에 따르면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는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을 놓고 찬반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재처리 발표는 특사 방북 반대 주장을 더욱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5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에서 재처리를 비롯한 북한의 모든 핵 활동을 금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