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는 최근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신종 독감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던 미국이 때아닌 ‘독감과의 전쟁’에 돌입했는데요.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종 독감, 미국 내 실태가 어떤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문) 신종 독감, 우려했던 대로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죠?

답) 예. 사망자 수가 벌써 6천 명에 달합니다.

문) 벌써 그 정도 규모인가요? (예. 지난 1주일 동안 7백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으니까요) 엄청나군요. 미국은 상황이 어떤가요.

답) 예.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그러니까 신종 독감이 확산되기 시작한 첫 3개월 동안 감염 실태를 발표했는데요. 미국 내에서 1백80만에서 5백70만 명이 신종 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 추정치라 그런지 범위를 꽤 넓게 잡고 있군요.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비교적 정확히 가려낼 수 있겠죠? 아무래도 기록이 있을 테니까요.

답) 그렇습니다. 4월부터 7월까지 신종 독감으로 9천 명에서 2만1천 명이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구요. 그 중에서 8백 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그 전에는 신종 독감 환자 수를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냥 1백 만 명이 넘는다, 이 정도로 뭉뚱그렸었는데 이번에 비교적 구체적 현황이 드러난 거죠.

문) 예. 그냥 1백만 명 이상으로 추정했던 감염자 수가 최대 5백 70 만 명에 달했을 수도 있다, 미국 내 신종 독감 확산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걸 말해 주는 것 같은데요. 백신 공급은 잘 되고 있습니까?

답)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미국이 보유한 신종 독감 백신은 2천5백만 명 분입니다. (한참 모자라는 양 아닌가요?) 많이 모자라죠. 원래 계획은 지금 이맘 때쯤이면 1억 2천만 명 분의 백신을 준비하겠다는 것이었으니까요. 또 연방 정부 관리들은 연말까지는 2억 명 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이다, 그렇게 밝혔었거든요. 이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집집마다 우리집 아이는 괜찮을지 보통 걱정들을 하는 게 아닌데,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지 않았습니까? 미국 어린이들 감염 상황은 어떤가요?

답) 우려했던 대로입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 발표를 보면 4월 이후 지난 24일 현재까지 신종 독감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가 1백1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것 아닌가요?) 바로 그렇습니다. 지난 주에만 19명의 어린이가 신종 독감으로 사망했다는 것, 직전 사망통계인 95명보다 한 주만에 20%나 늘어난 것이죠. 미국에 사는 한국인 부모들의 우려를 좀 들어보실까요?

문) 그렇다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업고, 참 걱정들이 많군요. 휴교에 들어간 학교도 많겠네요.

답) 예. 미 교육부가 지난 주 내놓은 최근 자료를 보니까 14개 주에서 2백45개 학교가 휴교 조치를 취했습니다. 사실 좀 줄어든 수치입니다. 지난10월 23일에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19개 주에서 3백51개 학교가 휴교 상태였으니까요.

문) 방금 전해주신 실태는 어린 학생들, 그러니까 초.중.고교 실태가 그렇다는 거죠?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미국대학보건연합에서 2백70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자료가 있는데요. 8천8백61명이 신종 독감 증상을 보이고 있답니다. 1만 명당 28명의 대학생들이 신종 독감을 앓고 있다는 거죠.

문) 바로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아는데요. 신종 독감의 여파, 오바마 대통령에게까지 미치고 있죠?

답) 예. 대통령이 신종 독감에 걸렸다는 얘기가 아니구요. 그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는 ‘대통령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 그런 지적입니다. 지난 주 뉴욕타임스 신문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는데요. 백신 부족 사태로 인해 미국인들의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손상되고 있다, 이 부분이 핵심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신종 독감만큼이나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을 텐데요. 그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답) 무엇보다도 독감 백신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 이 점을 미국인들이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겁니다. (공약이 잘못됐다는 건가요?) 백신 생산 과정의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정부 관리들이 국민들의 기대 수준만 높여놨다는 거죠.

문) 미국은 국내적으로는 건강보험 개혁, 대외적으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이 주요 현안인데, 오바마 대통령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정치력을 시험받고 있군요.

답) 예. 앞서 진행자께서 말씀하셨듯이 ‘테러와의 전쟁’이라기 보다는 지금 ‘독감과의 전쟁’에 신뢰도 회복을 걸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전임 부시 대통령이나 포드 전 대통령 때도 전염병 백신 부족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도 신종 독감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