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해외 북한 인권단체들이 오는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제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말까지 한국과 해외에서 서명을 받아 김 위원장을 납치와 고문, 공개처형 등 인권 유린혐의로 ICC에 회부한다는 방침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과 해외 북한인권 단체들의 모임인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는 오는 12월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제소한다고 28일 밝혔습니다.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국제사회에 고발하기 위해 지난 7월 출범한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는 "북한 당국은 강제수용소에서 20만 명의 정치범을 학살하고 3백만 명 이상의 국민들을 굶어 죽게 했다"며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 도희윤 공동대표입니다.

"지금 당장 북한의 어떤 인권 문제를 완벽하게 개선시키지는 못할지라도 김정일 위원장에게 '인권 유린에 대한 행위가 국제사회에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라고 하는 메시지를 준다는 차원에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지고요. 또 '국제사회의 법률적 측면에서도 김정일을 압박할 수 있다' 라고 하는 그런 차원에서도 효과가 있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위원회는 2003년 탈북한 뒤 중국 국경지대에서 납북돼 고문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경숙 씨 사건과 2006년 선교활동으로 공개 처형된 손정남 씨 사건을 ICC에 제소할 방침입니다. 정치범수용소에 있다 2007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정광일 씨의 증언도 있을 예정입니다.

도희윤 대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소하는 방법이 기소와 판결에 가장 유리하지만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아, 피해 사례와 증언을 바탕으로 ICC에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에서의 추진할 부분들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이것이 구속력이 강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중국이나 러시아가 그 부분들에서 동의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낮은 편이고 그래서 현재 5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해서 개인이 직접 김정일을 ICC에 제소하는 부분들을 저희들이 1차 년도에 진행을 할 방침입니다."

위원회는 이를 위해 다음 달 3일 정치범수용소와 고문피해, 공개처형 등 피해 당사자 가족 4명과 대표단이 네덜란드를 방문해, ICC 관계자들을 만나 준비작업을 벌이고 서명운동을 다음달 말까지 계속합니다.

ICC에 제소할 수 있는 자격은 피해당사국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기소권을 가진 검찰 등이 갖고 있습니다. 소송이 제기되면 ICC 소속 검찰은 서면 질의와 현장조사 등을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재판은 일반적인 재판 과정과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위원회에는 미국의 미주지역국군포로송환추진위원회와 북한자유연대, 일본의 북조선난민구호기금, 한국의 6·25 국군포로가족회 등 1백 개 인권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하지만 김 위원장이 실제 기소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인권소위원회 김태훈 위원은 "북한이 ICC 설립근거인 로마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ICC 검찰관이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위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여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통해 회부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 ICC에 회부하는 건 chapter 7에 의해서 회부하는데, 우선적으로 강제력이 아닌 chapter 6 결의안이라도 먼저 시작을 하고 앞으로 단계적으로 나가보자 하는 거죠. 북한의 김정일의 인권 침해로 인한 피해자들이 UN 등 국제사회에서 얘기를 함으로써 순차적으로 나가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는 있습니다."

앞서 ICC는 지난 2월 유엔 안보리의 특별결의로 다르푸르 학살사건을 주도한 수단의 오마르 알 바쉬르 대통령에 대해 영장을 발부한 바 있습니다.

이지혜 미국 워싱턴 DC 국제변호사는 그러나 "수단과 달리 북한의 경우 인권 유린 실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데다 유엔헌장 7장에서 규정한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볼 만한 근거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 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그동안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와 영국의 세계기독연대는 2006년 3월 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를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ICC에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미국의 프리덤 하우스도 지난 2007년 보고서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김 위원장을 ICC에 회부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