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교회법을 승인했습니다. 이는 지난 1534년 영국 왕 헨리 8세의 이혼 소송을 계기로 갈라진 성공회와 가톨릭의 관계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유미정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먼저 교황이 승인한 '성공회 신도 가톨릭 포용 법안',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로마 교황청은 지난 20일, 그동안 세계 각지 성공회 성직자와 신도단체들로부터 가톨릭 교회와 일체가 되기를 원한다는 많은 요청을 받았고 이에 대해 응답한다면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공회 신자가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요건을 완화한 법령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교황청의 신앙교리성 수장인 윌리엄  레바다 추기경은  이번 법령에 따라 전세계 성공회 신도는 성공회의 예식과 전통, 정체성을 버리지 않고도 가톨릭으로 개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레바다 추기경은 교황청은 가톨릭 교회와의 일체를 원하는 성공회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가톨릭 신념과  일치하는  소중한 성공회의 전통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문) 성공회는 영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요, 언제 어떻게 해서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분리해 나간 것입니까? 

답) 지난 1534년 영국 왕 헨리 8세 때입니다. 후계자를 보기 위해 앤 볼린과 결혼을 원했던 헨리 8세는 왕비와의 이혼을 원했는데요, 로마 교황청은 이를 승낙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헨리 8세는 수장령을 발표하고 자신이 영국 교회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면서 로마 가톨릭과 결별했습니다.

이후 우여곡절 후에 영국이 자랑하는 엘리자베스1세 여왕 때, 영국 교회는 영국 왕이 명목상 교회를 총괄하는 성공회, 즉 영국국교회로 정착해 오늘에 이르게 됩니다.

성공회는 전세계 7천7백만 신도를 두고 있는데요, 가톨릭과 달리 사제도 결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회 주교는 가톨릭 주교와 마찬가지로 결혼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번 법령으로 성공회의 어떤 예식과 전통이 고수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문) 그런데, 성공회 사제와 신자들로부터 가톨릭 교회와의 일치를 희망한다는 요청이 크게 증가한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답) 교황청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요청이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요, 최근 성공회에서 여성 사제 임명, 동성애 고백 성직자 임용, 동성애 결혼 축복 등 진보적 성향을 보이는데 대해 성공회 내 보수파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교회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공회와 달리 가톨릭은 여성 사제와 주교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 이번 '성공회 신도 가톨릭 포용 법안'에 대한 성공회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일부에서는 교회 통합을 위한 화합의 조치라고 환영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교황청이 종교적 흡수와 교세 확장을 꾀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교황청과 성공회 간 공동 발표회장에 나타난 성공회 지도자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사제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황의 법령 발표를 늦게 통보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자신도 이 사실을 늦게 알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또 일부 성공회 신자들은 윌리엄스 대주교가 교황청의 신도 빼가기를 무력하게 받아들였다면서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문) 가톨릭 측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답) 역시 환영의 목소리와 우려의 목소리가 모두 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우려하는 층은 성공회의 전통을 유지한 신도들을 가톨릭 교회로 흡수함으로써, 가톨릭 교회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조지타운 신학센터의 가톨릭 전문가인 토머스 리스 목사는, 결혼한 성공회 사제들이 가톨릭 교회에 들어오면서, 사제의 결혼을 금지하는 가톨릭의 규율을 완화하라는 압력을 계속해서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러면 이번 '성공회 신도 가톨릭 포용 법안'으로 실제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답)아직까지 전망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신문은 영국 런던 풀럼교구 존 브로드허스트 주교의 말을 인용해 영국 성공회 사제 1천 명이 개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이는 교황청의 이번 법안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라 진보 성향을 보이고 있는 성공회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타임스도 '영국 사제 1천 여명과 미국·호주의 성공회 사제 수 천명이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지만,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교황청이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교회법을 승인한 소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