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동부에서 대규모 산불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연기 기둥이 미 국립 우주항공국 (NASA)의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주민들이 산간 ‘소토지’를 몰래 개간하다가 산불이 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 항공우주국이 지난 15일 촬영한 위성사진은 북한 북동부 곳곳에서 불길과 연기가 피어 오르는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에서 피어난 하얀 연기는 하늘에서 커다란 연기 기둥을 이루며 동해로 퍼져갑니다.

미 항공우주국의 지구관측 담당자인 홀리 레빅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진은 미국의 ‘아쿠아 위성’이 지난 15일 오후 한반도 상공 7백km를 통과하면서 촬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항공우주국은 이 위성사진을 공개 하면서 사진에 8개 이상의 붉은 점을 표시했는데, 이는 해당 지역에 화염이 있다는 뜻이라고 레빅 씨는 설명했습니다.

이 사진이 15일에 촬영된 점을 감안할 때 산불은 이달 초순이나 그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과거 서울의 북한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김승철 씨는 북한주민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소토지’를 개간하는 과정에서 산불이 났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을에 산불이 나는 이유는 아마 올 봄에 북한 당국이 주민들이 산을 개간해 밭을 일군 소토지를 회수하고 농사를 못하게 했어요. 토지가 사라졌으니까, 그만한 토지를 다시 개간해야 농사를 짓고 먹고 살 것 아닙니까.”

소토지는 지난 1980~90년대 북한에서 시작된 것으로, 주민들이 산비탈이나 골짜기를 화전 등으로 일궈 식량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배급을 줄 수 없게 되자 주민들의 소토지 경작을 묵인하다가 최근 방침을 바꿔 이를 금지하고 다시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주민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몰래 산에 들어가 화전을 일구는 과정에서 불이 났을 수 있다고  김승철 씨는 말했습니다. .

“수림이 좀 남아 있는 것은 양강도, 함경남북도 북부 지방이거든요. 그쪽 주민들은 남부 보다 식량난이 더 심하고  배급도 잘 안 주고 그러니까, 거기 사람들은 소토지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사여탈권과 비슷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빼앗으니까 불을 자꾸 지르는 것이지요.”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는 산불이 나면 소방당국과 산림청 등이 나서서 소방차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진압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산불을 끌 장비가 없어 저절로 꺼질 때까지 지켜 볼 수밖에 없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다시 김승철 씨입니다.

“북한 군 장비도 낡았고, 군에 헬기가 쓸만한 게 10대쯤 있을까, 거의 없을 거예요. 그리고 군도 유류난으로 헬기를 띄울만한 여유가 없을 거예요.”

북한의 산림은 산불과 당국의 다락밭 개간, 에너지 정책 실패 등으로 날로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  9백90만 헥타르에 달했던 북한의 산림 면적은 최근 6백67만 헥타르로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