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 혜택을 받으면서 유럽에 수출될 수 있게 됐습니다. 19일 공개된 ‘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한-EU FTA’ 협정문에 따르면, 양측은 협정 발효 1년 후에 구체적인 조치들을 논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한국과 유럽연합은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과 똑 같은 특혜관세를 부여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과 유럽연합이 지난 15일 가서명을 통해 문안을 최종 확정한 뒤 19일 공개한 ‘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한-EU FTA’ 협정문에 담겼습니다. 

협정문에 따르면 한국과 유럽연합 양측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를 구성해 역외가공지역 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을 결정한 뒤, 역외가공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일정한 조건을 갖출 경우 한국산과 똑 같은 특혜관세를 부여 받으며 유럽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합의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는 협정 발효 1년 뒤로 미뤘습니다.

역외가공이란 협정 당사국이 원재료와 부품을 당사국 이외의 지역, 즉 역외지역으로 수출해 가공한 뒤 다시 수입한 최종물품에 대해 당사국을 원산지로 인정하는 제도로, 역외가공지역은 

이같은 역외가공을 인정 받는 특정지역을 말합니다. 한국과 유럽연합 당국자들이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선정하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경제안보 팀장은 그 같은 조항의 효과로 개성공단 활성화와 고용증대를 꼽았습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할 기업들이나 입주한 기업들의 경우에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 놓이게 되는 거죠. 그리고 북측으로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입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서 많은 고용이 일어나고 거기에 대해서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직접적인 거죠.”

아울러 유럽 수출이 확대되면서 현재 17%인 개성공단 제품의 수출 비중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표기되면 더욱 비싼 값에 수출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5년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때부터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 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난 2007년 체결된 미국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미-한 양측은 줄다리기 끝에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 설치를 통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이번 한-EU FTA는 미-한 FTA와 동일한 방식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미-한 FTA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 역외가공지역들이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역외가공지역의 환경과 노동 기준 등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전에 충족시켜야 할 기준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반면, 한-EU FTA의 경우에는 그 같은 조건들이 없기 때문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과 유럽연합은 이번 협정문에서 개성공단 이외의 다른 지역도 역외가공지역으로 선정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합의했습니다.

FTA, 자유무역협정은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으로, 한-EU FTA가 발효되면 두 지역 사이에 일부 농산품을 제외한 상품시장이 7년에 걸쳐 전면 개방됩니다.

지난 15일 협정문에 가서명한 한국과 유럽연합은 내년 1 /4 분기 중 협정문에 정식 서명하고 내년 중 협정을 발효시킨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