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늘 (19일) "핵 무장한 북한과는 공존하기 어렵다"며 "어떤 기회에 남북대화를 하더라도 핵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유화 제스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 문제가 남북 간 최우선 의제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남북대화의 시기와 장소를 불문하고 북한과 핵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기회에 북한과 만나서 남북관계 진전, 핵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 장관은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세미나에서 최근 해프닝으로 일단락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명박 한국 대통령 초청설에 대해 자신이 밝힐 사항이 아니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유 장관은 "핵 무장한 북한과 협력하며 공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주안점은 비핵화에 주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해 설사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핵 문제가 핵심적인 의제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18일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도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그러나 정략적, 정치적, 전술적 고려를 깔고 진정성 없이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 장관은 이런 북한의 진정성과 관련해 "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은 비핵화 논의에 얼마나 성실히 응하느냐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북측이 취하고 있는 유화 제스처에 대해 "핵 문제에 대한 근본적 태도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 장관은 "북한이 진심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원한다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내렸음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장관은 이어 "북한이 핵 포기 결심을 보여주면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에 호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핵심 조치들과 북한이 얻기를 희망하는 조치들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협상하는 그랜드 바겐 구상에 관해 관련국들과 협의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이 지난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우라늄 농축 성공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는 아주 우려스러운 상황 변화"라고 지적하면서 유엔 차원의 별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제는 유엔에서 별도의 논의가 있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 측은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측에 자신들과의 대결관념을 버리라며 유화 제스처를 이어갔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한국 측에 대해 "대결관념에 사로잡혀 기회를 보지 못하고 주저한다면 북과 남은 언제 가도 화해하고 단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긴장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며 "대결관념을 버리지 않고서는 북남관계 개선도 나라의 평화와 통일도 없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대결관념은 낡은 시대의 유물'이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설에서, "현 시기 낡은 대결관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북과 남에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정신에 따라 우리 민족끼리 화합하고 단결함으로써 북남관계와 조국통일 위업을 전진시킨 귀중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