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대표팀이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세계적인 명감독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 축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당사자가 북한의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외국인 명감독 영입설은 일단 없던 일로 일단락되고 말았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북한 축구대표팀이 스벤 예란 에릭손 전 잉글랜드 감독을 새 감독으로 영입하려 한다고, 영국의 유력일간지 ‘가디언’ 신문이 지난 13일 보도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북한 축구대표팀과 세계적인 명감독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서 국제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기에 충분한 소식이었습니다.

축구전문가인 한국의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스웨덴 출신의 에릭손 감독은 스웨덴과 이탈리아 프로리그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을 뿐 아니라 2001년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의 첫 외국인 감독을 맡았던 세계적인 명감독이라고 설명합니다.

“잉글랜드 대표팀이 사실 그동안 1백 년 동안 단 한 번도 외국인 감독을 쓴 적이 없거든요. 그 외국인 감독을 쓰지 않았던 금기를 깬 사람이에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북한축구협회를 대표하는 중개인들이 에릭손 감독을 영입하기 위한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하는 에릭손 감독이 최종 회담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을 만큼 협상이 진척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영국주재 북한대사관도 2-3주일 후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제는 에릭손 감독이 결심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직까지 외국인이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신문은 그 같은 보도 하루 만인 14일, 에릭슨 감독이 북한 측 제의를 거부했다고 보도하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영국의 `타임스’ 신문도 14일 에릭손 감독의 가까운 친구의 말을 인용해, 에릭손 감독이 북한대표팀을 이끌고 내년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했지만, 결국 북한 측 제의를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에릭손 감독에게 제의된 자리는 감독직이 아니라 기술고문직이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이로써 북한의 외국인 명감독 영입설은 일단 하루 만에 없던 일로 일단락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은 북한이 내년 월드컵 대회에 얼마나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 축구대표팀이 이달 5일 프랑스에서 사상 최초의 유럽 전지훈련에 들어간 데 이어 외국인 감독 영입설이 나온 것입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현대 축구에서 감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전까지 진출시켰던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예로 들었습니다.

“좋은 감독을 데려오게 되면 세계 무대에서 싸울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전체적인 조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좋은 기대를 할 수 있고, 그것을 보여준 게 히딩크 감독이죠. 2002년 때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호주를 잘 이끌어 줬구요, 지금은 러시아를 이끌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이렇게 감독이 바뀌면 팀이 바뀔 수 있다는 거죠.”

가디언 신문은 현 북한 축구대표팀의 김정훈 감독이 북한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는 업적을 쌓았지만 마지막 월드컵 예선 8경기에서 7골 밖에 뽑지 못할 정도로 수비축구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에릭손 감독의 영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축구 전문가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현재 북한 축구대표팀의 최대 약점은 국제무대 경험 부족과 함께 외국의 강팀들을 만났을 때 거기에 맞는 전략전술을 수립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면서, 외국인 감독 영입이 해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선진축구를 시작한 유럽이나 이런 쪽의 감독들은 아무래도 선수들에 대한 훈련의 체계성, 선수들에 대한 합리적인 체력 프로그램이라든가 과학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어떤 상대들을 만났을 때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에 대해서 아무래도 축구 본고장 쪽의 지도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준희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에는 에릭손 같은 거물 보다는 아시아 축구도 잘 알면서 세계 축구의 흐름에도 밝은 지도자가 더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