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어제 (12일)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과 적십자 실무접촉을 이번 주에 열자고 제의한 데 대해 북한이 하루 만에 동의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남북 간 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는 13일 한국 정부가 전날 제안한 임진강 수해 방지 회담과 적십자 실무접촉에 대해 북한이 동의한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북측은 오늘 오전 국토환경보호상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서 10월 14일 개성공단 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임진강 수해 방지 관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개최하자는 한국 측 제의에 동의한다는 전통문을 보내왔습니다. 또한 북측 적십자회 중앙위원장 명의의 전통문을 통해서도 10월 16일 적십자 실무접촉 제의에 동의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은 14일 임진강 수해 방지 실무회담을 열고, 이어 오는 16일 적십자 실무접촉을 각각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초 대한적십자사는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이 개성공단에서 열 것을 다시 제의해옴에 따라 한국 측도 이를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통일부는 또 북한이 전날 단거리 미사일 5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남북 간 회담이 예정대로 열리는 데 별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구체적으로 남측이 어제 회담 제안을 한 시기나 정황 그리고 관계당국 부처에서도 확인한대로 이번 발사가 과거와 동일한 미사일 발사라고 보기 때문에 회담은 회담대로 개최되고 예정대로 개최되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14일 열릴 임진강 실무회담에서 한국 국민의 인명피해로 이어진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한 북측의 공식 사과와 해명을 거듭 요구할 방침입니다.

또 유사한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통보를 의무화하는 방안과 임진강의 공동 이용을 제도화하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남측에선 통일부 김남식 교류협력국장을 수석대표로, 국토해양부 김석현 수자원정책과장, 통일부 김충환 회담2과장이 대표로 나섭니다.

북측은 대표단으로 리영호, 김철만, 김상호가 참석한다고 알려왔으나, 이들의 구체적인 직책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남북 당국간 회담은 지난 7월 초 3차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회담에 호응해온 이상 무단 방류 경위를 설명하고 최소한 유감 표명은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오는 16일 열리는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한국 측은 11월 교환상봉과 내년 설 계기 상봉 등 추가 상봉 행사와 상봉 정례화 문제 그리고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의제로 내놓을 계획입니다.

아울러 북한의 요구가 있을 경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이 식량 지원을 요청해오거나 후속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경우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다만 "실무접촉인 만큼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12일 동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번 실무회담 제의에 응해 옴에 따라 당분간 남북 간 대화의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국장급이 만나는 낮은 수준의 실무회담인 만큼 한 번에 구체적 진전이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임진강 사태와 인도적 사안 등 남북 간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게 이번 실무접촉의 우선 목표"라며 "이번 회담이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당국간 회담을 거듭할수록 북한 당국의 핵 문제와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고위급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 정부 소식통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유동적인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 남북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적 사안들에 대해 양측이 의견접근이 있을 경우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