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국 내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강성주 기자의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 오늘 10월 9일은 한국에서 `한글날’이지요? 한글은 조선 왕조 네 번 째 왕인 세종대왕이 글이 없어 불편을 겪던 백성들을 위해 만들어서 편리하게 쓰도록 반포한 것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조선왕조 4대 왕인 세종대왕이 당시 연구기관인 집현전의 학자들과 함께, 한글 28글자를 만들어 반포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한글은 세종 25년 1443년에 완성됐으나, 3년 동안 보충 연구기간을 거쳐, 1446년 10월 상순에 반포됐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10월 상순의 마지막 날인 10월 9일을 <한글날>로 기리고 있기도 합니다.

세종대왕은 3년 간의 보충 연구기간 동안 조선왕조의 건국을 묘사한 서사시인 ‘용비어천가’를 지어 한글의 실용성을 시험해 보기도 했고, 한글에 대한 ‘해설서’인 ‘훈민정음 해례’를 편찬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한글은 지금은 한국의 문자를 가르키는 말이 됐으나, 첫 공식 이름은 <훈민정음(訓民正音)>입니다.

즉 글자 그대로 “훈민- 백성을 가르치는, 정음-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은 그 뒤 언문, 언서, 반절, 암클 등으로 낮춰 불리기도 했으나, 현재는 “위대한 글, 대단한 글”이라는 뜻의 “한글”로 불리고 있습니다.

문)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다시 말해 한글을 창제한 이유는 당시 우리 글이 없어서 백성들이 불편을 겪었기 때문 아닙니까? 한국 역사상 세종대왕 같은 군주는 흔치 않은 통치자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그 사실이 바로 훈민정음 서문에 나오고 있습니다.

“나랏 말쌈이 중국에 달아 (즉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맞지 아니하므로 ….”로 시작되는  훈민정음 서문은 한글 창제의 이유와 그 사상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당시 한국인들은 우리 글자가 없어서 말은 우리 말을 하면서 이를 글로 쓸 때는 중국 한자로 쓴 관계로, 우리 말과 중국 글자는 맞지 않는다는 민족자주 정신입니다.

둘째는,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라는 서문에서 드러나듯이, 당시 어려운 한자를 배울 수 없었던 일반 백성들을 위해 쉬운 글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백성을 중히 여기는 민본사상이 나타나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위대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글은 처음에는 28 글자였으나, 중간에 4 글자가 쓰이지 않게 되면서 현재는 자음 14자, 모음 10자 등 24글자로 모든 말을 다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 얼마 전 인도네시아의 한 소수민족이 “말은 있는데, 이 말을 적을 문자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다가 한글로 자기들의 말을 적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주 바우바우 시를 중심으로 그 근처에 흩어져 사는 ‘찌아찌아’ 족(族)이라는 소수 민족이 바로 한글을 도입한 소수 민족입니다.

이 찌아찌아 족은 인구 6만 명 정도 되는 이름 그대로의 소수민족이지만, 지난 8월부터 학교 등에서 공식적으로 한글을 배워서 자기들의 말을 한글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찌아찌아 족들이 다니는 중고등학교에서 지난 8월부터 한글 수업이 시작됐는데, 벌써 학생들은 한글을 읽을 수 있다고 현지를 취재한 기자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 이 지역의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영어에 이어 한글이 제 2외국어로 지정돼, 매주 4시간씩 한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문) 이런 한글이 정작 한국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많습니다.

답) 네, 그것 또한 사실입니다. 한국사회를 둘러보면 한글이 사랑 받는 현장이 있는가 하면, 한글이 무시당하는 현장 또한 많이 눈에 뜨입니다.

우선 초중고대학생 등 한국 젊은이들의 경우,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 또 영화나 TV의 영향 또 적절한 언어 교육이 없는 관계로 틀린 말이나 글을 쓰거나, 욕설과 비속어 등의 사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전국의 교사 5백12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사의 75%가 학생들 대화의 절반이 욕설과 비속어 라고 응답했고, 92%는 과거에 비해 요즘 학생들의 욕설과 비속어 사용 빈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기관을 포함해 각 기업, 자영업자의 영업소 등에서 한글을 너무 푸대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국회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2백16개 정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한글을 상징물로 활용한 곳은 단 3개인 반면 영어문자를 활용한 경우는 1백6개로 반이나 됐습니다.

또 한국 지상파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은 지난 해 방송분에서 2백여 차례의 반말과 비속어를 사용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문) 오늘 한글날은 한국에서 공휴일이 아니죠?

답) 국경일이기는 하지만, 공휴일이 아닙니다.

한글날은 원래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가, 18년 전인 지난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 9일 한글날을 다시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하기로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지난 7일 밝혔지만, 경제계를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문) 오늘 한글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이 있었다면서요?

답) 네, 오늘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 한글학자, 시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민족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주로 추앙 받는 세종대왕의 동상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이로서 광화문 광장에는 지난 1968년 4월 건립된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과 오늘 제막된 세종대왕 동상 등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인물의 동상이 위치하게 됐습니다.

오늘 제막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이나 승전기념일을 국경일로 기념하는 나라는 많아도, 한국처럼 문자를 만든 날을 국경일로 기념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한글은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